Sunday, March 13, 2005

36.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 2002)

2004년 8월 14일

36.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 2002)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미래는 어둡지만 자동차는 멋지다.

미국 박스오피스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블록 바스터, 다음주에 언급할 윌 스미스 주연 ‘아이 로봇(I, Robot, 2004)’를 말하기 전에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안 집고 넘어갈 수가 없다. 첫째로 두 영화의 원작가들이 공상과학소설의 쌍벽을 이루는 대가들이기 때문이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원작은 필립 케이 딕으로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1982), 토탈리콜(Total Recall, 1990), 페이첵(Paycheck, 2003)’ 등이 있다.
‘아이 로봇’의 원작자 아이작 아지모프의 스토리들은 ‘스타트렉’ 등 20여편 TV 영화로 만들어 졌으며 영화로는 ‘바이센트럴 맨(Bicentennial man, 1999)’과 ‘나이트 폴(Night Fall, 2000)’이 있다.
이 두작가의 작품들의 공통점은 지구의 미래를 아주 어둡고 암울하게 표현한데 있다. 그들의 미래에 대한 시각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둘째로 두 영화에 출현하는 두 종류의 자동차 디자인 역시 쌍벽을 이룬다.
미래의 인간사회는 암울하지만 상대적으로 영화에서 보는 미래의 세트나 프로덕트 들은 화려하다. 그중에서 미래 자동차들은 정말 멋지다. 특히 디자인이 멋지다. 자동차의 디자인은 인간의 미래를 알 수 있는 표상이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에서 출현하는 미래차들은 모두 ‘렉서스’이다. 근육 모양으로 뒤덮힌 형태의 디자인, 공격적인 선, 예상할 수 없는 비율, 첫눈에 앞 뒤가 구분이 가지 않는다.
자동차의 디자인은 보기 좋으나 실용성에 대한 것은 의문이다. 훌륭한 디자인은 보기도 멋있어야 되지만 테크놀로지와 어울려 실용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차들을 타보지 않는이상 실용성에 대한 것은 말하기 힘들다. 그리고 영화이기 때문에 일단 비주얼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렉서스 SUV를 타고 다닌다. 렉서스 SUV는 할리우드에서 유명인사들에게 인기가 있는 차들중의 하나다. 교통 경찰들도 이차에게는 티켓도 잘 떼지 않는다. 렉서스의 매력때문에 스필버그 감독은 이 영화에 렉서스 디자인을 선택한것 같다.
렉서스는 이 영화뿐만이 아니라 프로모션 캠페인으로 내쇼널 TV 광고, 스크린 프로그램, 극장 디스플레이, 온라인 광고, 자동차 쇼, 전시, 딜러쉽 범위 확장까지 다양하게 사업적으로 연계시킨다.
그렇지만 ‘아이 로봇’에서 델 스프너(윌 스미스)가 타는 차는 ‘아우디 RSQ 스포츠 카’이다. 렉서스보다 디자인이 더 세련되다는 평이다. 이 자동차들은 모두 PPL(Product Placement)이다.
렉서스는 5백만불을 ‘마이너리티 리포트’ PPL에 쏟아 붇는다. 그외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갭, 기네스, 노키아, 리북 등 총 PPL은 2천 5백만불에 달한다. 이만큼 영화에서 PPL의 위상은 엄청나게 작용한다.
그러나 영화에 PPL이 너무 과다하면 영화적인 요소들을 해칠 우려가 있다. 스토리와 흐름에 맞는 PPL만이 환영받는다. 한국영화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 같은 경우 PPL의 과다사용으로 영화의 흐름을 캐 아쉬움을 남긴다.

Thursday, February 24, 2005

35. 킹 아서(King Arthur, 2004)

2004년 8월 7일
35. 킹 아서(King Arthur, 2004)

감독: 안토인 푸쿠아
전설에서 역사로 살아나는 아서왕

6세기 웰쉬(Welsh)의 시인 탤라이신의 ‘아서왕’에 대한 시다.
‘Let me sing with inspiration
Of the man born of two nations,
Of Rome and of Britain…
… Arthur the blessed
Led his assault from the Great Wall…’
이 시에서처럼 어서왕(클라이브 오웬)은 로마와 영국 이중국적인으로 태어나 로마의 용병장에서 자유의 뿌리를 찾는 영국인으로 바뀌면서 그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찾아간다. 이 영화는 전설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있을법한 역사적 사건들을 토대로 만들었다.
존 부어맨 감독의 엑스칼리버(Excalibur, 1981)’에서 선과 악을 넘나들었던 마법사 ‘멀린’은 이 영화에선 전설의 마법사가 아니라 영국의 독립을 위해 몸과 얼굴에 파란 문신을 바른 게릴라 와즈부족의 추장으로 나온다. 얼굴에 푸른색을 칠하는 것은 ‘브레이브하트(Braveheart,1995)’에서 윌리엄 웰레스(멜 깁슨)과 비슷하다.
전설에서 처럼 아서왕이 바위에 꽂힌 엑스칼리버를 멋지게 뽑는 장면도 없다. 전설에서 존재했던 원탁은 그 위상을 잃고, 이 영화에서 고집센 이교도 원탁의 기사들은 전설상의 성배를 찾아 나서지도 않는다.
기네비어(키라 나이틀리) 왕비를 사이에 두고 아서왕과 기사 랜슬롯과의 전설적 삼각관계대신, 이 영화에선 기사 랜슬롯은 기네비어에게 마음에 사무치는 눈길을 몇번 줄 뿐이다. 추장 멀린의 딸 기네비아 역시 단지 사랑에만 머물지 않고 와즈부족의 여전사로 치열한 전투를 한다.
리들리 스캇감독의 ‘글래디에이터(Gladiator, 2000)’를 쓴 데이빗 프렌조니가 역시 시나리오를 썼으며 맥시무스(러셀 크로)가 처음에는 로마에 충성하다가 나중에는 로마 권력에 대항하는 내용은 시나리오 구성상 비슷하다.
사실성에 초점을 두고 실제적인 진짜 영웅터치를 주기 위해서 아서왕 캐스트를 거친 인상에 말수가 적은 묵직한 영국배우 클라이브 오웬이 발탁됐다. 볼프강 피터슨 감독의 ‘토로이(Troy, 2004)’에서 아킬레스 역을 맡았던 여성팬들의 우상 금발의 미남배우 브레드 피트와는 대조가 된다.
역사성을 강조하기 위하여서인지 영화의 장면은 전반적으로 거칠다.
기울어져가는 로마인들이 영국에서 후퇴하는 틈을타서 색슨족이 영국을 정복하려고 할 때 아서왕과 기사들은 영국의 원주민 와즈족들과 합세하여 그들을 물리치고 영국의 독립을 선언한다. 그리고 아서왕은 즉위하고 기네비어는 왕비가 된다.
색슨족의 리더역을 맡은 빌런 캐릭터 스텔란 스카스가드는 스웨덴 버전 크리스토퍼 월큰을 연상케 한다.
전설상의 삼각관계에서 벗어나 이 영화에서 기사 랜슬롯은 기네비어에게 마음에 추파를 몇번 던질 뿐 아무런 기승전결이 없이 마지막 전쟁터에서 허무하게 죽는다.
기네비아도 단지 전투장면에서 얼굴표정 크로즈업과 섹시한 몸매만 과시할 뿐 캐릭터가 애매모호한게 흠이다.

Tuesday, February 22, 2005

34. 나폴레옹 다이나마이트 (Napoleon Dynamite, 2004)

2004년 7월 31일

34. 나폴레옹 다이나마이트 (Napoleon Dynamite, 2004)

감독: 재러드 헤스

바보도 영웅이 되는 시대

‘나폴레옹 다이나마이트’ 는 선댄스 영화제를 통해 배출된 독립 저예산 작품으로 스튜디오 영화사에 픽업되어 성공한 영화중의 하나다. 올해에 들어 ‘나폴레옹 다이나마이트’ 이외에 성공한 저예산 작품으론 아메리칸 정크 푸드 햄버거를 실랄하게 비판한 다큐멘터리 ‘수퍼사이즈 미(Super Size Me, 2004)’가 있다.
‘나폴레옹 다이나마이트’는 변명답지 않은 바보에 대한 영화다. 괴짜는 ‘Geek’ 이고 ‘Nerd’는 바보 멍청이다. 이 영화에서 나폴레옹(존 헤더)은 이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있다. 우선 나폴레옹은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다. 무선 외모에서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 예로 전쟁광 부시를 집요하게 비판한 ‘화씨 9/11(Fahrenheit 9/11, 2004)’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크게 성공한 마이클 모어 감독은 학창시절 뚱뚱하고 못난 외모 때문에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나폴레옹은 멀대같이 큰 키에 깡말랐다. 머리는 산발한 곱슬머리로 싼 가발처럼 보인다. 커다랗고 두꺼운 안경을 쓰고 있으며 무표정한 얼굴에 입은 항상 헤하고 벌어져 있다.
이 영화에서 나폴레옹은 현실세계와 판타시 세계를 구별하지 못한다. 그는 우물쭈물 거리며 부정확한 발음으로 말하며, 말할때는 언제나 자기 방어적인 소극적인 쑥 들어가는 말투를 쓴다. 고등학교에서 완전 바보로 찍혀 조롱당한다. 물어보는 여자마다 거절을 당해 댄스파티에 함께 갈 여자도 없다. 그러나 종국에는 학회장 선거운동 프로모션에서 요상한 댄스시범을 멋지게 보여 최고의 인기를 얻게된다. 잔잔한 웃음을 선사하며 학창시절을 회상케 하는 영화다.
오하이오 프리스톤 출신으로 24살로 감독 데뷰한 재러드 헤스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바보가 된 순간이 있다. 심지어 멋장이도 마찬가지다.’
탐 행크스가 주연한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1994)’에서 주인공은 본인의 바보성향 때문에 자기자신이 느끼지도 못한 체 그의 삶의 여정에서 미국역사를 바꾸는 중요한 인물이 된다.
바보 스타는 나폴레옹외에 윌리엄 헝(William Hung)이라는 중국계 미국인이 있다. 그는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쇼에 출연하여 노래에 재주가 전혀없다는 이유로 심사위원들에게 조롱을 받으며 예선 탈락한다. 그 순간 그 바보의 변병과 멍한 표정은 프로그래머의 눈에 들어 바보 윌리엄 헝이라는 캐릭터가 탄생하게 된다. 윌리엄 헝은 마케팅 툴로 변신하여 일약 스타로 둔갑한다.
온라인 스토어와 로컬 토이 스토어에서 GeekMan 토이 장난감 캐릭터를 살수있다. GeekMan은 마르고 검은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다. 검은 뿔테안경을 끼고 왼속에는 커피 컵이 들려있다. 허리춤에는 전자계산기가 달려있고 티 셔츠 앞 호주머니에는 연필과 볼펜이 꽂혀있다.
컴퓨터 Geek은 현대에 가면 갈수록 옛날의 Geek의 단순 의미가 아니다. 그들은 온라인 상에서 대단한 파우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일부 ’또라이’ 기질을 가지고 있다. 그 또라이들은 종종 훌륭한 아티스트로 인정받을 때도 있다.

Sunday, February 20, 2005

33. 스파이더맨 2(Spider-Man 2, 2004)

2004년 7월 24일

33. 스파이더맨 2(Spider-Man 2, 2004)

감독: 샘 라이미

수퍼히로의 초능력과 사랑

6월 29일 ‘스파이더맨2’ 가 개봉되기 전날 밤 12시 가디나 극장에서 공개 상영전 미리 관람하는 스니크 프리뷰를 관람했다. 스니크 프리뷰를 보는것은 두가지면에서 기분이 좋다. 보통관객보다 하루먼저 영화를 본다는 우월감과 첫 프린트라 스크레치가 전혀없는 따근따근한 필름을 본다는 기분 때문이다. 그 두가지에 매력을 느끼는 거미인간 매니아들은 밤 12인데도 불구하고 극장자리들을 채우고 있었다. 영화가 끝나고 남자 관객들은 액션씬은 좋은데 로맨스 씬이 너무 길다고 했으나, 여성관객은 오히려 그 로맨스씬을 더 좋아했다.
전편보다 캐릭터의 묘사는 더 깊게, 러브 스토리는 더 달콤하게, 악당은 더 강하게 표현되었다.
수퍼히로의 사랑과 갈등,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는 메리 제인(커스틴 던스트)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고백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만약 자신이 스파이더맨이라고 고백할 경우 악당한테 노출되어 메리 제인은 목숨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사랑에 대한 신념이 약해지자 의지가 약해지고, 거미인간의 초능력마저 약해진다. 초능력은 신뢰와 믿음에서 온다. 성경에서 믿음이 있으면 이산을 저산까지 옮긴다고 했다. 예수 제자 베드로도 믿음이 있을 때 물위를 걸었지만 의심이 생기자 마다 물속으로 빠졌다. 스파이더맨도 그런 신념이 부족할 때 공중을 향해 날아가지만 건물 밑으로 떨어져 차 지붕위에 들이박아 고통스러워 할 때 안스럽고 웃기기까지 하다. 하나님이 선물한 달란트, 초능력을 받았으면 받은 만큼 공헌을 해야되는데 주인공은 그걸 포기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미인간은 갈등 후에 달란트를 써야 된다고 의식하고 신념을 되찾을때 다시 초능력이 넘쳐난다. 되찾은 초능력은 악마를 물리치고 사랑을 되찾는다.
60년대 코믹북 원작을 보면 스파이더맨이 옷과 손목에서 발사되는 거미줄 무기들을 모두 발명한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그당시 관객들은 논리가 맞지 앉아도 스토리를 모두 긍정적으로 수응하고 받아 들였으나 현대로 갈 수록 젊은 층은 탄탄한 교육을 바탕으로 과학 지식과 논리가 풍부하기 때문에 스토리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으면 반응이 안좋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영화는 스파이더 맨의 거미줄의 발사는 파커의 발명품이 아니라 거미인간 자체 초능력에서 나온다. 일부 코믹 매니아들은 오리지널과 틀리다고 또 그 점을 싫어한다. 그러나 대중을 따라갈 수 밖에.
사람은 누구나 초능력을 꿈꾼다. 수퍼맨처럼 하늘을 날기를 원하고, 스파이더맨 처럼 벽을 기어오르고, 6백만불의 사나이처럼 초능력의 눈과 소머즈 처럼 초능력의 귀와 원더우먼 처럼 총알을 막아낼 수 있는 힘을 꿈꾼다.
그렇다고 수퍼히로들이 모두 완벽할 수는 없다. 모든 영웅들은 사랑에 약하며 신체적으로도 약점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32. 트로이(Troy, 2004)

2004년 7월 17일

32. 트로이(Troy, 2004)
감독: 볼프강 피터슨

영웅을 움직이는 건 여자

‘트로이’는 신화를 바탕으로 한 호머의 일리아드(Homer’s Illiad)를 원작으로 트로이 전쟁의 발발과 결말의 긴 역사를 며칠로 압축시킨 서사극 영화다.
이 영화에서 트로이 전쟁의 원인은 여자였다. 트로이와 그리스의 평화교섭을 위해 그리스에 초대된 트로이의 두 왕자, 트로이의 둘째 왕자(올란도 볼룸)가 스파르타 왕비 헬렌(다이에나 크루거)과 눈이 맞아 트로이로 달아난다. 그에 분개한 스파르타 메넬레스 왕은 그리스와 협공하여 트로이를 공격한다. 그들의 사랑은 수만명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트로이의 멸망을 초래한다. 그만큼 헬렌은 마력을 가진 여자로 트로이의 목마라는 전설을 남긴다.
트로이의 첫번째 왕자이자 용장인 헥터 왕자(에릭 바나)를 움직였던건 바로 헥터의 부인이다. 갓난아이를 안고 항상 헥터의 안전을 간구한다. 마력적인 미모의 헬렌과는 대조적으로 자상한 모성애의 상징으로 보인다.
그리스의 용장 비운의 주인공 아킬레스(브레드 피트) 역시 포로로 잡힌 트로이의 왕가 브리시스(로즈 바이언)와 사랑에 빠진다. 그녀의 미모와 나약함에 강한 영웅 아킬레스는 쉽게 감정이 무너진다. 그녀를 구하기 위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기 까지.
헥터왕자와 아킬레스의 비극적인 숙명적 대결. 영웅끼리 죽음을 걸고 싸울 때, 그들의 생사를 바로 눈앞에서 지켜보는 그 영웅의 여인들의 심정은 어떨까. 필자는 싸움보다 그 여인들의 애절한 표정에 더 시선이 간다.
여자때문에 영웅들이 흔들리고, 영웅의 진로에 따라 역사가 바뀐다. 세상를 다스리는 건 남자고, 남자를 다스리는 건 여자라고 했다.
‘트로이’와 쌍벽을 이루는 서사물 리틀리 스캇 감독의 ‘글래디에이터(Gladiator, 2000) 역시 주인공 막시무스(러셀 크로)를 사모하는 왕비, 그 때문에 코모두스 왕은 막시무스에 대한 질투로 그를 계속 죽이려고 한다. 존 부어맨 감독의 엑스칼리버 (Excalibur, 1981)에서 킹 아더, 기네비아 왕비와 기사 란스롯의 삼각관계도 비극적인 사랑이다. 멜깁슨 감독의 브레이브 하트(Braveheart, 1995) 역시 스코틀랜드 용장 윌리암(멜 깁슨)은 적군인 영국 공주 이사벨라(소피 마르소)와 숙명적인 사랑을 한다.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일 수록 더욱 강하다. 세익스 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역시 그렇다.
필자가 본 영화중 영웅이 여자를 멋지게 사랑했던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크리스토퍼 램버트가 주연한 하이랜더(Highlander, 1986)이다. 주인공 카너는 중세 하이렌더라는 특수한 부족의 피를 받고 때어난 영웅이라 시대가 지나도 절대 늙지 않는다. 카너는 중세 아름다운 여인과 사랑과 빠진다. 그러나 그 여인의 아름다움은 잠시뿐, 카너는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나야 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여자가 늙어 죽을 때까지 그 여자를 지키다가 그 여자의 장례를 치른 후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난다.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진정한 영웅의 사랑이 아닌가. ‘트로이’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헌신하는 영웅 아킬레스 처럼.
영웅이 남자의 전유물은 아니다. 예수의 조상이 된 용기있는 여인 다말,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 패트라, 그리스의 최고의 지성 아스파시아, 로마법의 구원자 테오도라, 대서양 시대를 연 전략가 엘리자베스, 여성해방운동의 선구자 월스톤크래프트, 이스라엘의 건국 영웅 골다 메이어, 그리고 현대 마거릿 대처까지 여걸들도 많이 있다.

31. 화씨 9/11(Fahrenheit, 2004)

2004년 7월 10일

31. 화씨 9/11(Fahrenheit, 2004)

감독: 마이클 모어

부시에게 큰 부담준 다큐멘터리

‘화씨 9/11’은 종교적으로 큰 논쟁을 일으켰던 멜 깁슨감독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The Passion of the Christ, 2004)이후 또 하나의 정치적 논쟁과 스펙트럼으로 예리하게 인습을 과감하게 타파하는 프라파겐다 다큐멘터리이다.
마이클 모어 감독은 전쟁광 부시에 대한 극도의 분노를 나타내며 이 다큐멘터리는 부시의 재선거에 치명타를 줄것으로 예상된다. 뿐만아니라 지난 3년동안 역사적인 사건들을 새로운 각도에서 볼 수 있는 시선으로 양자택일의 대안의 넓은 폭을 제시한다.
이영화는 단지 부시가족과 사우디 아라비아 가족과의 유대관계에 대한것이 아니라 지나친 애국법(Patriot Act)과 이라크 침공의 헛점을 드러낸다. 납치된 여객기가 두번째 무역센터를 들이박는 동안에도 부시는 플로리다 초등학교에서 사진첩 읽는 수업에 참관하는 장면과 9/11사건직후 부시는 미국에 있는 사우디 가족과 오사바 빈 라덴 친척들을 탈출 시키는데 급급한 장면들이 들어가 있다.
그러나 일부 리퍼블릭 옹호자들은 이 영화를 비판한다. 이 영화를 통해 전세계에 아메리카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아주 가난한 동네 미시건 플린트에 군인들이 굶즈린 늑대가 먹이를 찾아나서듯 군사징집을 하는 장면, 이라크 침공 바로직전 이라크인들이 천국에 사는 것처럼 모두 행복하게 웃는 장면은 꼭 미국의 한 동네에 미국계 이라크인들을 데려다 찍은 것 같은 이미지로 너무 과장되었다고 지적한다.
마이클 모어 감독은 워싱턴 국회거리에서 이라크 전쟁에 찬성표를 던진 위원들에게 그들 자녀를 이라크에 보낼 의향이 있는 묻는다. 물론 모든 의원들이 그를 피한다. 그리고 이들은 애국법 조항조차 읽지 않고 투표를 했기 때문에 모어 감독 스스로 아이스크림차를 타고 스피커 방송으로 법조항를 읽는 장면은 폭소를 터뜨린다. 현재 의원 자녀중에 1명만이 이라크에 징집되어있다.
이 영화는 뉴스쇼가 아니라 논쟁이다. 정치적인 부조리 냉소와 위트, 그리고 비극과 감동이 모두 들어가 있다. 모어 감독은 외친다. ‘아메리카여 깨어나라, 여러분의 자녀들이 성장할 나라이다!’
마이클 모어 감독을 처음으로 알게 된 건 6년전 필자의 유태인 친구 윌리아드 모건을 알고 부터다. 모건도 역시 다큐멘타리 감독으로 그당시 ‘마이클과 나(Michael & Me, Fever Pitch, 2001)’를 만들고 있었다. 그 다큐멘터리는 정확하게 마이클 모어 감독의 첫 다큐멘터리 ‘로저와 나(Roger & Me, 1989)’를 흉내낸 것이었다. 3만명의 일자리를 읽게 한 GM CEO 로저 스미스을 집요하게 인터뷰하기 위한 과정을 만든 다큐멘터리이다. 마이클 모어 감독이 로저 스미스 회장을 취재했듯이 모건도 정확하게 그 전철을 밟으며 마이클 모어감독을 집요하게 따라 다니며 촬영했다. 모건은 카메라를 들고 마이클 모어 감독의 사무실은 물론 집까지도 따라 다니며 촬영하다가 스토커로 몰려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모어 감독의 초대 행사장에 따라갔다가 경비원에게 쫒겨나기도 한다.
‘화씨 9/11’ 역시 마이클 모어 감독이 집요하게 부시를 따라다니며 자료를 수집하고 촬영했다.

Monday, February 14, 2005

30. 터미널(The Terminal, 2004)



2004년 7월 3일

30. 터미널(The Terminal, 2004)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터미널 인생

인생은 터미널이라고나 할까. 기다림. 만남과 헤어짐.
어떤 사람은 이별의 슬픔으로, 어떤 사람은 해후의
기쁨으로 다양한 감정들이 교차되는 곳이 터미널이다.
비록 한정된 공간이지만 그 안에서 인간들의
군상(Microcosm)을 볼 수 있다. 비행기 연착으로
공항에서 몇시간 이상을 보낸사람이라면 이 영화에 큰
공감이 간다. 필자는 이 영화를 보며 주인공 빅터와 큰
공감대를 형성했다.
주인공 빅터(탐 행크스)는 뉴욕 JFK 공항에 도착했으나
동유럽 고국에 구데타가 발생해 국적을 상실하게 되어
공항에 묶기게 된다. 빅터가 뉴욕 JFK 터미널에 갇히게
되는 사연은 필자가 유학시절에 뉴욕 JFK 공항에서
폭설때문에 15시간을 공항안에서 기다린적이 있다. 그
지루했던 시간… 이 영화를 보는 순간 내 자신의 기억을
떠올렸다. 영화를 볼 때 이러한 순간이 스토리에 가장
몰립하게 만든다.
빅터는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국제선 트렌짙 터미널
안에서 생활하는 신세가 된다. 빅터가 갖혀있는 터미널
안에서 창문너머가 바로 자유의 땅 미국이다. 아주
가까이 있으면서 가질 수 없는 빅터의 심정. 필자가
비자문제로 캐나다에 갔을때 토론토에 머물면서
나이아가라 폭포에 갔다. 이 폭포는 캐나다와 미국
국경선에 있다. 뉴욕 유학시절 버팔로에 왔다가 봤던 그
폭포. 미국쪽에서 본 것보다 캐나다쪽에서 본 광경이
훨씬 웅장해 보였다. 캐나다 편에서 보트를 타고
폭포밑에 접근했다. 바로 강건너가 미국인데 갈 수
없었던 안타까움은 빅터의 심정과 똑같았다. 미국이 바로
저긴데….
빅터라는 한 인간을 장기간 터미널에 가두어 놓는 상황은
미국 이민국 공무원들의 융통성이 없슴을 시사한다.
융통성이 없는 강경한 이민정책때문에 이민자들이라면
누구나 이와 같은 서러움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빅터는 아메리칸 드림을 포기하지 않고 언젠가는 미국땅을
밟으리라는 희망속에 터미널 안에서 열심히 살아간다. 그
꿈은 비록 한정된 공간이지만 그안에서 사람들을 사랑하며
사람들과 더불어 살며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빅터가
뉴욕을 가겠다는 한치의 희망을 안 버리듯이 필자도
그당시 미국에 다시 돌아가겠다는 꿈을 한시라도 버린적이
없었다.
고국에 구데타가 진압되고 국적을 뒤찾은 빅터, 그러나
이민국 사무장은 그를 고국으로 송환하려고 한다. 모든
꿈이 무너지려는 순간, 빅터는 터미널 가족들의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그의 꿈을 성취하게 된다. 빅터가 드디어
터미널을 빠져나왔을 때 첫 미국땅을 밟으며 감격하는
순간, 뉴욕에 함박눈이 내린다. 빅터는 두팔을 벌려 크게
쉽호흡을 한다. 바로 미국땅이다. 그 장면에서 필자는
눈물이 핑 돌았다. 필자가 어렵게 미국에 도착하여
뉴욕스카이라인을 볼 때의 그 순간, 그 감격이였기
때문이다.
터미널안에서의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는 우리의 주인공
빅터는 우리들에게 비록 어려운 환경이 처하더라도 희망을
갖고 주어진 현실안에서 행복을 찾으라는 또 하나의
교훈을 남긴다.

Sunday, January 30, 2005

28. 슈렉 2(Shrek 2, 2004)



2004년 6월 19일

28. 슈렉 2(Shrek 2, 2004)

감독: 앤드류 아담슨 외


3D 애니메이션 영화


3년 전 ‘슈렉(Shrek, 2001)’ 이 만들어 질 때 필자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기획실에 방문한 적이 있다. 드림웍스 영화사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안에 있지만 애니메이션 프로덕션은 그랜데일에 있다. 드림웍스애니메이션 행정 프로듀서와 ‘트윈 프린스’에 관한 미팅을 한 후 현재 드림웍스에서 제작하는 애니메이션 한편을 소개했다. 바로 ‘슈렉’이었다. 필자는 그때 처음으로 ‘슈렉’ 제작과정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100% 3D로 제작된다고 했다. 프로듀서 오피스에서 본 ‘슈렉’은 마지막 제작단계로 일부 캐릭터들은 3D 랜더링이 체 되지도 않은 체 선만 움직였다. 캐릭터들이 재미와 위트로 가득 차 있었다.

그 당시만 해도 100% 3D 애니메이션은 월트 디즈니와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공동작 ‘토이 스토리(Toy Story, 1995)’와 ‘토이 스토리 2(Toy Story 2, 1999)’, ‘벅스 라이프(Bug’s Life, A 1998)’, 드림웍스의 ‘앤츠(Antz, 1998)’가 고작이었다. 그 외에 소니 영화사의 ‘파이널 판타지(Final Fantasy, 2001)’와 독립영화로는 인도 회사 팬터미디어 제작하고 트라이 마크 픽쳐스가 배급한 ‘신바드(Sinbad: Beyond the Veil of Mists, 2000)’ 선 보였으나 두 작품 모두 흥행에 참패한다.

그 외에 다른 애니메이션들은 간혹 2D 캐릭터에 3D 백그라운드 정도였다. 그만큼 3D 애니메이션은 2D 애니메이션 보다 제작과정이 힘들고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 100% 컴퓨터 그래픽으로 작업하기 때문이다.

디즈니 보다 늦게 출발한 드림웍스도 디즈니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3D 애니메이션을 제작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1998년 드림웍스의 ‘앤츠’는 같은 해에 릴리스 된 디즈니의 ‘벅스 라이프’에 패배한다. 모두 곤충에 대한 소재이고 제작비는 오히려 ‘앤츠’가 더 들어간 상황이었다.

게다가 드림웍스에서 ‘슈렉’ 전에 제작된 애니메이션 영화들은 그동안 재미를 못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슈렉’ 한테 거는 기대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예상대로 ‘슈렉’은 박스오피스에 1위를 기록하며 크게 흥행에 성공 한다. 그 덕에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은 숨통이 터진다. 흥행의 이유를 스토리상에서 기존의 리메이크에서 과감히 탈피, 캐릭터의 코믹요소와 신선함으로 보고있다. 그 흥행의 여파로 3년 후 ‘슈렉 2’가 완성된다. ‘슈렉 2’ 역시 흥행에 성공한다.

디즈니의 2D 애니메이션 영화들의 연속실패와 3D 애니메이션 ‘파인딩 니모(Findimg Nemo, 2003)’의 흥행성공으로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의 제작 시스템이 완전히 바뀐다. 디즈니 뿐만 아니라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영화사들이 3D에 집중하고 2D 애니메이션 제작부 아티스트들을 대거 레이오프 시킨다. 그동안 테크놀로지도 많이 발전하여 제작기간과 예산을 많이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다음은 어떤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이 나올 지 궁금하다.

28. 킬빌 2(Kill Bill Vol. 2, 2004)


2004년 6월 19일

28. 킬빌 2(Kill Bill Vol. 2, 2004)

감독: 퀸틴 타렌티노


드라마와 액션


대부분 훌륭한 액션 영화는 탄탄한 드라마를 바탕으로 액션 구조가 잘 짜여있다. 그래서 타렌티노 감독은 ‘킬빌 2’에서 액션보다 드라마에 더 중점을 두어 액션씬이 훨씬 많은 ‘킬빌 1’보다 오히려 작품성은 더 높게 인정 받았다.

타렌티노 감독은 관객을 심리를 미리 파악하는 재주를 가졌다. 관객이 기대했던 ‘킬빌 1’보다 더 액션이 한층 깊을 거라는 ‘킬빌 2’를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이끌었다. 즉 드라마로 액션을 풀어나갔다. 드라마와 액션을 자유자제로 조절하는 훌륭한 감독임에 틀림없다.

액션 감독들의 난제는 드라마의 선상 위에 액션을 어떻게 풀어 나가야 되느냐에 달려있다. 아무리 액션이 뛰어나더라도 드라마가 약하면 ‘액션 B영화’라는 칭호를 받는다. 반면에 드라마가 좋고 액션이 약하면 ‘수준 낮은 액션영화’가 된다.

드라마 출신 감독의 액션영화와 액션감독 출신의 액션영화와 차이점이 있다. 그래서 어떤 제작자들은 일부러 드라마감독 출신을 액션 영화에 스카우트 하기도 한다. 물론 드라마 출신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을 때는 뛰어난 무술감독을 선출하여 액션 부분을 보강한다.

앙리(Ang Lee) 감독이 ‘와호장룡(Crouching Tiger, Hidden Dragon, 2000)’을 제작하면서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던 일들을 털어 놨다. 앙리 감독은 드라마 감독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드라마가 튼튼한 가운데서 액션이 잘 이루어진 ‘와호장룡’은 액션에만 치중된 홍콩 무협영화와는 큰 차별화를 두며 크게 성공하여 오스카에 입성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헐크(Hulk, 2003)’에서는 너무 억지적인 드라마와 CG 헐크와 조율이 잘 안돼 실패하는 결과를 낳았다.

극장 안에 앉아 있는 100분은 잠 묘한 시간들로 이루어져있다. 영화 앞부분 1시간동안 액션을 아무리 화려하게 장식을 한다 해도 나머지 30-40분 동안 드라마를 받쳐주지 못하면 화려한 액션도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절정 부분에서 더 이상 올라갈 에너지도 잃어버리고 영화는 힘없이 끝나 버리기가 쉽다. 주로 할리우드 블락바스터 영화들이 종종 이러한 오류를 범한다. 유럽 영화들은 정반대로 전반부는 시간 때우기만 하다가 후반부터 스토리에 집중하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전체가 지루할 때가 많다. 그래서 할리웃 대형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그러한 관객의 시간별 감동지수를 도표로 분석하여 영화를 제작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 비율에 항상 적중하진 않는다. 영화흥행은 이외성도 많이 따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킬빌 2’의 성공은 영화도 훌륭하지만 타랜티노 극성 매니아들의 영향이다. 그렇다고 그런 영향이 다른 나라에서도 모두 같을 수는 없다. 한국 관객은 아직도 타랜티노의 포스트 모던 폭력성보다 미국에서 흥행에 실패한 멜로 드라마인 ‘아이 샘(I Am Sam, 2001)’ 같은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 묘한 동서양 관객의 차이점도 흥미를 갖게 한다.


27. 메달리온(Medallion, The 2003)


2004년 6월 5일

메달리온(Medallion, The 2003)
감독: 고든 챈


성룡대역과 스턴트맨


메달리온’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영화가 좋다는 것보다 이 영화에 성룡 대역을 한 한인 액션 배우 브루스 칸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서다.

브루스는 현재 필자의 영화 ‘라스트 이브(The Last Eve 2004)’에 주연과 무술감독을 맞고 있다. 브루스는 필자랑 만나기 전까지 홍콩에서 무술 배우 겸 스턴트맨으로 활동하다가 2년전 할리우드로 이주하여 필자의 2번째 영화 ‘퍼스트 테스타먼트: CIA 복수(2001)’ 시사회때 만나서 여기까지 인연이 되었다.

브루스는 홍콩에 있을 때 메달리온 제작에 참여했다. 당시 무술감독을 맡은 홍금보 밑에서 일하며, 메달리온의 앞부분 성룡이 잠수복을 입고 싸우는 장면과 병원안에서 싸우는 씬을 성룡 대역은 물론 무술 씬 전체를 만들기도 했다. 즉 ‘다찌마와리’를 짠 것이다. 다찌마와리란 영화에서 무술 격투 장면의 씨퀀스 및 동선까지를 만드는 것이다. 한국말로는 ‘합’이라고 한다.

발차기가 일품인 브루스가 성룡의 대역을 하기 위하여 잠수복을 입었으나 성룡과 몸 모양이 너무나 틀렸다. 성룡의 몸은 굴곡이 없고 부드러운데 브루스는 근육질의 몸이다. 게다가 성룡은 브루스 보다 머리가 컸다. 외형이 너무 틀려 카메라 앵글을 타이트하게 잡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한 제약이 많아 편집에서 많이 짤려 나갔다고 아쉬워 했다.

보통 관객은 성룡이 직접 스턴트를 전부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 기본적인 것은 본인이 해도 발차기 같은 것은 대역을 주로 쓴다.

심지어 이연걸도 ‘황비홍(1991)’을 찍을 때도 이연걸의 발차기는 대역을 썼다. 홍콩영화 대역의 주역들은 주로 한국 스턴트맨들이다. 한국사람들의 발차기는 타인의 추종을 불허한다.

옛날 홍콩 무술 영화 때부터 한국인들이 그런 대역들을 했다. 그러나 홍콩에서는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주연배우 자리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연 내지는 스턴트맨이 고작이었다. 그 대표적 인물들이 황인식, 황정리, 왕호, 거룡, 권용문 씨 등이다. 그 조연들의 발차기가 홍콩 주연 배우 보다 좋아 보일 때는 주인공의 이미지 때문에 장면이 짤려 나가는 서러움을 당하기도 했다. 권용문씨는 필자의 영화 ‘소웁 걸(Soap Girl 2002)’ 시사회때 참석하기도 했다.

‘메달리온’에 배우와 스턴트 맨으로 출연하는 백인 루빈 랭던 역시 ‘라스트 이브’에서 맹인 검객으로 열연한다.

Monday, January 24, 2005

26. 매트릭스(Matrix, The 1999)


2004년 5월 29일

26. 매트릭스(Matrix, The 1999)

감독: 앤디래리 워쇼스키형제

매트릭스속의 여러가지 종교

‘매트릭스’는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사상을 담고 있다. 영화를 매트릭스, 기독교, 그리스 신화와 철학, 불교로 비교 분석해 봤다.
‘니오(Neo)’를 기독교론 ‘아들, 새 아담’이고, 그릭어로는 ‘New, One’이다.
‘트리니티(Trinity)’는 기독교론 성신(Holy Spirit)이고, 그릭은 여신(Goddess)이다.
‘모피우스(Morpheus)’는 기독교론 그리스도를 선언한 세례 요한(John the Baptist)이고, 그릭어로는 꿈의 신(God of Dreams)이다.
‘니오’를 배신한 사이퍼(Cypher)는 예수를 배반한 가롯 유다(Judas)다.
‘오라클(Oracle)’은 기독교선 예언자(Prophet)고, 그릭으론 델포이의 아폴로 신전의 신탁(Oracle of Delphi)이며, 불교선 보살(Bodhisattva)이다.
‘더 원(The One)’은 기독교선 메시아(Messiah), 그릭철학은 플라톤의 철학의 왕(Plato; Philosopher-King)‘, 불교선 부처(Buddha)다.
’기계(A.I.)로부터 노예는 요한복음 8장 34절의 “죄를 범하는 자마다 죄의 종이라”, 철학적으론 무지(Ignorance)에서 오는 플라톤의 동굴에 비유되었고, 불교도 역시 무지 때문에 생긴 윤회와 전생의 노예들(Slaves to Samsara)이다.
‘현실에 눈이 먼 것’은 고린도 후서 4장 4절 “이 세상 신이 믿지 아니하는 자들의 마음을 혼미케 하며 그리스도의 영광의 복음의 광채가 비취지 못하게 함이니...,” 철학에선 플라톤의 동굴에서 벽에 그림자를 보고 실재라고 여기는 것이며, 불교선 마야, 환각의 세계(Maya; World of Illusion)다.
‘니오의 부활’은 예수의 부활이며, 영화 마지막 장면에 ‘니오가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것’은 예수의 승천이다.
‘니오가 더 원으로 탄생’하는 것은 예수의 재림(Second Coming)이고, 불교선 다섯번째의 부처 미륵(Maitreya The Fifth Buddha)의 재림이다.
인간의 마지막으로 존재하는 도시 ’시온(Zion)‘은 기독교선 신의 도시인 약속의 땅이다. 불교선 존재의 상태인 열반, 해탈(Nirvana)이다.

Sunday, January 23, 2005

25. 질리(Gigli, 2003)


25. 질리(Gigli, 2003)

감독: 마틴 브레스트

최악의 영화로 유명해진 영화

24년 역사를 가진 최악의 영화와 배우들을 뽑는 영화제 래지 어워드(Razzie Award) (골든 래즈베리 어워드)가 있다. 2004년 래지 어워드에선 벤 에플릭과 제니퍼 로페즈 주연의 영화 '질리'가 최악의 배우(벤 애플릭), 최악의 여배우(제니퍼 로페즈), 최악의 감독(마틴 브레스트), 최악의 영화, 최악의 스크린 커플(벤 애플릭과 제니퍼 로페즈), 최악의 시나리오(마틴 브레스트)로 6관왕의 불명예를 안았다. 게다가 이 영화의 조연으로 출연했던 알파치노와 크리스토퍼 월큰도 래지 어워드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놀랍게도 '질리'의 마틴 브레스트(Martin Brest)감독은 에드 머피 주연의 '베버리 힐스 캅(Beverly Hills Cop, 1984),'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미드나잇 런(Midnight Run, 1988),' 알파치노 주연의 '여인의 향기(Scent of a Woman, 1992)'를 연출했던 할리우드 거장 감독이다. 그래도 '질리'의 비디오 렌탈 성적은 꽤 좋은 형편이다. 왜냐면 얼마나 형편없는지 궁금해서 렌트해 보기 때문이다.
1998년 래지 어워드에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포스트 맨(The Postman, 1997)'은 5관왕의 불명예를 안았다. 최악의 시나리오상을 받은 브라이언 헬지랜드는 같은 해 명작 러쏄 크로 주연의 '엘에이 컨피덴셜(L.A. Confidential, 1997)'의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하다. 그 작가는 유일하게 시상식장에 참석하여 트로피를 받았다.
주로 이 상에 단골 배우들은 마돈나, 실버스타 스텔론 등이 있다. 마돈나가 주연을 맡은 영화 '스윕트 어웨이(Swept Away, 2002)' 가이 리치 감독은 마돈나의 남편이다. 전 영화들 '락,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스(Lock, Stock and Two Smoking Barrels, 1998),'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 '스내치(Snatch, 2002)'등 명작들이 있지만 마돈나를 출연시킨 영화 '스윕트 어웨이(Swept Away)'로 역시 2003년 레지 상, 최악의 여배우(마돈나), 최악의 감독(가이 리치)를 포함 5관왕을 받아 그의 얼굴에 먹칠했다.
스텔론은 '스파이 키즈 3-D(Spy Kids 3-D: Game Over, 2003)'로 2004년 래지 어워드 최악의 조연남우 후보로 오름으로써 마침내 30번째 노미네이션의 불명예 위업을 달성했다.
일등 아니면 꼴찌가 되라는 말이 있다. 필자의 친구인 컬트 영화 감독 빈스는 '언더그라운드 코메디 무비(The Underground Comedy Movie, 1999)'라는 영화가 개봉될 때 최악의 리뷰를 받았다. 그는 하워드 스턴 쇼에서 인터뷰 할 떄 오히려 그 최악의 리뷰를 이용해 시청자들에게 관심을 샀다.

Saturday, January 22, 2005

24. 부서진 글래스(Shattered Glass, 2003)


2004년 5월 15일

24. 부서진 글래스(Shattered Glass, 2003)

감독: 빌리 래이

저널리스트의 기사 조작

닉슨 대통령 사임을 초래한 워터 게이트 스캔들을 다룬 더스틴 호프만과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 알란 패큘라 감독의 '대통령의 사람들(All The President's Men,1976)' 이후로 '스타워즈 에피소드 2'에서 주인공 아나킨 스카이워커역(Anakin Skywalker)을 맡았던 헤이든 크리스튼슨 주연의 '부서진 글래스(Shattered Glass,2003)'가 저널리스트를 다룬 영화 중 수작으로 손꼽힌다.
'부서진 글래스'는 1998년 뉴 리퍼블릭(New Republic) 시사잡지사에서 기사들을 조작해 해고당한 저널리스트 스테판 글래스(Stephen Glass)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90년대 중반 25살에 글래스는 뉴 리퍼블릭 잡지사의 장래가 총망되는 각광받는 스태프 저널리스트였으며 1998년에는 롤링스톤, 조지와 하퍼스 매거진 프리랜스 기자로 허위 기사를 써서 10만불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는 법. 글래스는 조작된 기사들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인터뷰 인물들, 사건, 행사장, 회사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웹 사이트 들을 모두 허위로 제작했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1998년 그의 상사 편집장 찰스 레인에게 '배니티 페어 아티클'이 허위기사라는 것이 들통나면서 그는 거짓말쟁이로 베일을 벗는다. 그가 조작한 기사는 수십 건에 이른다.
그는 거짓말장이 저널리스트로 유명세를 타며 CBS 뉴스 '60 Minutes' 토크 쇼에 출연하여 인터뷰를 했다. 현재 그는 뉴욕에 살면서 자서전 '우화작가(The Fabulist)'라는 책도 출판했다.
스테판 글래스는 이 영화를 보고 '나의 자서전적인 공포영화'라고 했으며, 그의 상사였던 찰스 레인은 '스테판과 단 둘이 맑은 날 밖에 서 있을 때 스테판이 '오늘은 날씨가 맑네요' 라고 말해도 난 다른 두 사람들에게 진짜 날씨가 맑은 지 물어 볼 것이다' 라고 했다.
저널리스트들의 기사 조작은 이 사건 말고도 2003년 5월 1일 뉴욕 타임즈 기자 제이슨 블레어(27)가 36건 허위 기사를 쓴 사건으로 파면을 당하고, 신문사 측은 5월 11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뉴욕 타임즈에 이어 USA 투데이도 국제부 기자인 잭 켈리(43)가 8건 이상의 허위 기사를 쓴 것으로 신문사 측은 2004년 3월 19일 독자들에게 사과문을 발표했다.

Thursday, January 20, 2005

23. 헬보이(Hellboy, 2004)



2004년 5월 8일

23. 헬보이(Hellboy, 2004)

감독: 길러모 델 토로(Guillermo Del Toro)

영화계를 장악한 만화 영웅들

비록 태생은 사탄의 아들이지만 종국에는 인간에 의해 자라나 악을 대항하며 인류를 구하는 '헬보이'의 캐릭터는 성악설의 이론에 기반을 둔다. 즉 태생은 악하더라도 후천적인 환경에 의해 선하게 된다는 것이다.
헬보이(론 펄먼)의 캐릭터는 흥미롭다. 그는 성장하여 몸은 거구지만 아직 틴 에이저로 쵸코렛을 좋아하며,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 소녀에게 건네줄 때 그의 눈에 슬픔이 깃들어 있다. 잔인하고 포악한 괴물과 상대하면서도 심성은 어린아이와 같다. 또한 삼각관계에서 질투를 느끼며 불의 초능력을 가진 여인 리즈셔만(셀마 블레어)에게 연민의 정을 느낀다. 로맨스 장면은 '미녀와 야수'와 '프랑켄시타인'을 연상시킨다. 악의 상징인 뿔의 성장을 막기 위하여 면도 하듯이 매일 그라인드로 뿔을 갈아낸다. 뿔이 성장한다는 것은 악마로의 완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1963년 인류학자 마시아 엘리아드(Mircea Eliade)는 "연재만화의 캐릭터들은 현대판 신화와 우화의 영웅들을 대변한다."고 했다. 나약한 현대인들은 신화의 각색에 바탕을 둔 세속적인 현대사회 만화속의 영웅들에게서 위안을 갖는다. 영웅 찬미와 신격의 구제를 통한 복귀를 바라는 현대인들의 갈망 때문에 많은 만화의 수퍼히로 캐릭터들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수퍼맨 씨리즈(Superman I-IV,1978-1987), 배트맨 씨리즈(Batman I-IV,1989-1997), 딕 트레이시(Dick Tracy, 1990), 닌자 터들(Teenage Mutant Ninja Turtles 1-3, 1990-1993), 새도우(1994), 저지 드레드(Judge Dredd, 1995), 바브 와이어(Barb Wire, 1996), 팬덤(The Phantom, 1996), 스폰(Spawn, 1997), 스틸(Steel,1997), 블레이드(Blade I-II,1998-2002), 미스터리 맨(Mystery Men,1999), 엑스 맨(X-Man I-II,2000-2003), 스파이더 맨(Spider-Man I-II, 2002-2004), 데어 데블(Daredevil,2003), 헐크(Hulk,2003).
위에 열거한 영화들은 모두 TV 쇼로도 만들어졌으며, 그 외에 유명한 TV 쇼는 '원더우먼(Wonder Woman,1974)', '스몰빌(Smallville,2001)'이 있다.
할리웃은 지금 코믹 북 수퍼 히로 캐릭터 판권과 리메이크 쟁탈전이다.
덕분에 수많은 만화 판권을 소유한 마블사가 재미를 본다. 게다가 일본 만화 '망가' 까지 미국시장을 서서히 잠식해 영화판은 이제 만화 영웅들로 들끓을 것이다.

22. 트웬티나인 팜스(Twentynine Palms, 2004)



2004년 5월 1일

22. 트웬티나인 팜스(Twentynine Palms, 2004)

감독: 브르노 뒤몽

여행, 음식, 섹스, 자연... 그리고 악마

필자가 이 영화의 여 주연배우 캐씨아(Katia 본명:카탈리나 고루베바 Katerina Golubeva)를 만난 건 2003년 10월이다. 러시아 태생 프랑스 인 그녀의 눈은 보는 이들을 빨아들이는 매력이 있다. 카탈리나는 미국 배우들과 연기학교가 보고싶어 필자와 함께 친구 팀 콜세리(풀 메탈 자킷 출연)가 운영하는 연기학교를 갔다. 영어에 서툰 그녀는 영어로 연기를 시도했으나 힘들어했다. 그 이유 때문인지 '트웬티나인 팜스'에서도 남자주인공 데이빗(데이빗 위삭)은 영어를 하지만 그녀는 불어를 한다.
그녀를 스크린에서 처음 본 것은 1994년 뉴욕 쿼드라 극장에서 카날리나가 주연한 영화 '불면증(I can't Sleep,1993)'였다. 그때 필자는 유학을 갓 온 상태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 레오 카락스 감독의 '폴라엑스(Pola X,1999)'였다. 카날리나 만큼 과감한 연기를 하는 배우를 미국에서는 찾기가 힘들다. 그녀의 정사장면 연기는 '폴라 엑스'에서 큰 논쟁을 일으켰다. '폴라엑스'가 한국에서 개봉할 때 카탈리나는 기자회견에서 한국기자들의 한결같은 질문에 불쾌했다고 했다. 영화에서 실제로 정사를 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트윈티나인 팜스'에서도 그녀의 연기는 과감하다. 그녀의 연기는 브르노 뒤몽 감독이 추구하는 야수와 인간의 동화를 표출한다. 황량한 캘리포니아 사막 트윈티나인 팜스: 죠슈아 츄리 지역을 여행하는 젊은 남녀, 데이빗과 캐씨아, 데이빗은 잡지 사진 로케이션 헌팅을 하러 왔다. 그들은 먹고, 자고, 섹스 하면서 차로 불모지대를 누빈다. 종국에는 낯선 남자들에 의해 강간을 당하고 그들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미국 로컬 사람들의 잔인함은 존 부어맨 감독의 '딜리버런스(Deliverance,1972)'를, 예고 없이 뜻하지 않는 폭력은 9/11 사건을 연상케 한다. 그 비극은 황량한 돌 바위와 사막 선인장과 잘 어우러진다. 뒤몽 감독은 결말부분에 반미주의를 약간 삽입한 흔적이 보인다. 라스 본 트리에 감독의 '도그빌(Dogville,2004)'과 같이 미국은 나쁜 사람, 땅, 음식, 차, 섹스의 나라라는 것이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 촬영했지만 프랑스 영화다. 뒤몽 감독의 스타일은 스토리에 충실하는 미국 감독들과 차별화가 된다.
필자도 로케이션 헌팅 때문에 '트윈티나인 팜스:죠슈아 츄리'에 간적이 있다. 황량한 아름다움은 데스 벨리와 쌍벽을 이룬다. 이 영화는 그 자연의 경관을 인간의 원초적 본능과 부합시켜 잔인한 아름다움을 극도로 표현하기 위해 시네마스코프로 촬영했다.

Monday, January 17, 2005

21. 도그빌(Dogville, 2004)


2004년 4월 24일

21. 도그빌(Dogville, 2004)

감독: 라스 본 트리에(Lars Von Trier)

도덕성에 입각한 반미주의 영화 '개 같은 마을'

할리우드의 화려함과 거리가 먼 조용한 스웨덴의 도시, 트롤리우드 (Trollywood)로 일컷는 트롤해탄(Trollhattan)에서 제작되는 미국에 대한 유럽인들의 분노와 애통을 대변한 삼부작 '도그빌, 만데레이, 워싱턴'. 사운드 스테이지에서 미니멀 세트로 촬영된 할리우드 스타 니콜 키드만 주연의 '도그빌'이 미국에 개봉했을 때 멜깁슨 감독의 '예수의 수난(The Passion of the Christ, 2004)'처럼 비평의 찬반론이 팽배했다. 여행공포증으로 미국에 가본적도 없는 덴마크 출신 감독의 반미주의 영화이기 때문이다. 1930년 대공항때 록키산맥 조그만 마을 '도그빌'을 비유로 미국의 경제파탄과 반 이민 이슈를 표출하지만 미국만을 한정하여 가리키지 않는다. 약한자의 약점을 이용 자신의 실리를 챙기려는 인간 저변 잠재의식 속에 깔려있는 악의 근성을 이야기한다.
부유한 나라중의 하나로 자살율이 최고로 높은 덴마크의 이민정책도 미국만큼 까다롭다. 70년부터 터키, 팔레스타인, 소말리아, 이란, 나이제리아로 부터 이민을 받아 들였다. 이민인구는 전 인구의 5% 지만 24이살 이하는 외국인과 결혼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을 만큼 미국인들보다 인종차별주의가 더 심하다. 또 하나의 '도그빌'인 것이다. 이들뿐만 아니라 지구촌 많은 인간들이 '개 같은 마을'에 사는 주민일 수도 있다.
롱 테이크 샷을 찍기 위해 자전거에 카메라를 묶어 12살부터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트리에 감독. 세명의 덴마크 감독들과 결성한 도그마(Dogme 95)는 저 예산, 조악한 영상, 감정 위주의 스토리, 핸드 핼드 카메라 웍, 자연광 조명으로, 컴퓨터 그래픽이나 지나친 편집과 음악 등 기계의 속성으로부터 영화를 지키려는 반할리우드 선언이다. '도그빌'에서도 할리웃의 영화형식 화려한 배경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므로 영화요소에 몰입하는 대신 영화 밖에서 비판적으로 사회를 보라는 것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트리에 감독의 '유로파(Europa,1991 Zentropa:미국 타이틀)'를 보고 난 후 그의 재능을 인정하여 할리웃 감독 입봉 스카웃 제의를 했으나 트리에 감독은 과감히 거절했다.
트리에 감독이 아내와의 이혼과 유태계와 카톨릭계 사이 태생의 혼란으로 정신적으로 가장 어려울 때 '브레이킹 더 웨이브(Breaking The Waves, 1996)'가 완성되고 '어둠속의 댄서(Dancer in the Dark, 2000)'로 칸느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받는다. 희곡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영향을 받은 그는 끈임 없는 영상 실험을 통해 디스토피아를 실증해 보인다.

Sunday, January 16, 2005

20. 위 워 솔져스(We Were Soldiers)


2004년 4월 17일

20. 위 워 솔져스(We Were Soldiers)

감독: 랜달 웰라스

휴머니즘을 포장한 개인주의 할리우드 전쟁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1998)' 이후 새로운 경향의 전쟁 영화들이 나왔다. 정치적인 이슈에 포커스를 맞추기 보다는 도덕성 판단 기준에 초점을 맞추었다. 정치가 부패되었든 미국의 군사적 원조가 필요하였든 간에 그 시점에는 관심이 없었고, 그 전쟁터에 막상 참전하여 지옥과 같은 현실에 부딪혀 생사를 가름하는 사병 개인의 존재에 대해 다루었다. 그러한 이슈의 대표적인 영화들이 멜 깁슨 주연, 랜달 웰라스 감독의 '위 워 솔져스(We Were Soldiers,2002)'와 리들리 스캇 감독의 블랙혹 다운(Black Hawk Down,2001)' 이다.
흥미롭게도 두 영화는 정치적 논쟁 이슈에 워싱턴 정부의 개입이 되어 있으나 그 이슈들이 고의적으로 희석된다.
랜달 웰라스 감독은 DVD 출시할 때 삭제 해 버린 정치에 관한 장면에 대해 커멘트를 했다.
"이 영화는 정치성에 관한 영화가 아니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하여 군인들이 모두 인간들 이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베트남 전쟁에 관한 정치적 논쟁을 넘어서 그 전쟁에 참전하여 전사한 현역 군인들은 모두 하나의 인간들이었다."
이러한 나레이션으로 영화는 끝난다. "그들은 전쟁터에 나갔다. 국가가 명령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은 나라와 국기를 위해 싸우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 싸웠다."
그후에 나온 영국 식민지 시대를 다룬 '포 페더스(The Four Feathers,2002)' 역시 전쟁의 기억을 이상과 국기에 두지 않고 전우애에 초점을 맞췄다.
핵을 실은 소련 잠수함에 핵 유출 사고가 발생하여 그 동지들을 구하기 위해 생명을 바친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K-19:위도우 메이커(K-19: The Widowmaker,2002)' 역시 그렇다. 그들의 묘지 앞에서 캡틴(해리슨 포드)은 이렇게 말한다. "그들의 희생은 메달을 위한 것도 아니요, 해군과 조국을 위한 것도 아니었다. 즉 우리, 그들의 동지들을 위한 것이었다."
할리우드는 전쟁은 싫어하지만 전쟁영화 아메리칸 영웅은 좋아한다. 즉 개인주의 성향에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개인주의 범주를 넘어선 휴머니즘 전쟁영화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Saturday, January 15, 2005

19.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


2004년 4월 10일

19.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영웅주의 부활시킨 영화

미국만큼 막강한 군사력을 자랑하며 전쟁광들이 많은 나라도 없을 것이다. 할리우드 전쟁 영화들을 통하여 그 사실이 자명하게 드러난다.
1940-1950년대 할리우드 전쟁영화들은 존 웨인을 영웅으로 앞세워 애국심(Patriotic War Movies)에 포커스를 맞췄다. 'The Fighting Seabees', 'Back to Bataan', 'The Sands of Iwo Jimo'. 얼마 후에 제작된 베트남전쟁에 관한 영화들도 그랬다. 'The Green Berets',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Why We Fight WWll'. 모두 과장된 영웅주의 영화들이다.
1960년대로 넘어 오면서 전쟁은 영광(War is Glory)에서 전쟁은 광신(War is Insanity)으로 바뀐다. 드디어 1964년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Dr. Strangelove: How I Learned to Stop Worrying and Love the Bomb)'라는 반전(anti-war)영화가 등장한다. 전쟁은 지옥일 뿐 만 아니라 미치광이라는 것이다.
한국영화 '황산벌'에서 김유신 장군이 한말이 여기에 일치된다. '전쟁은 미친 짓이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23년 후에 광상곡 베트남 영화 '풀 메탈 재킷(Full Metal Jacket,1987)' 완성한다. 그외에 '디어 헌터(Deer Hunter, The 1978)', '플래툰(Platoon,1986)', '하노이 힐튼(Hanoi Hilton, The 1987)', '하트브레이크 리지(Heartbreak Ridge,1986)' 등 반전영화들이 주목할 만하다.
광신으로 표현된 전쟁영화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 1979)'에서 정점을 이룬다. 게다가 2001년에 출시된 DVD 디렉터스 컷에 프랑스 식민지와 플레이보이 위문 장면이 추가되어 광적 이념을 더 부추긴다.
그리고 반전에 아이러니하게 부조리를 다룬 테렌스 말릭 감독의 '씬 레드 라인(The Thin Red Line,1998)' 나왔으나 지난 20년 동안 다룬 광적인 반전영화 스테레오 타입에 그치고 만다.
드디어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1998)'에서 오랫동안 잊어졌던 애국심 전쟁영화를 다시 부활시킨다. 적이 악마라면 악마와의 전쟁은 필요한 것이며 인간 개인의 프리덤에 포커스를 맞추었으며 미국도 때때로 올바른 일을 할 때가 있음을 강조했다.

18. 몬스터(Monster, 2004)


2004년 4월 3일

18. 몬스터(Monster, 2004)

감독: 패티 젠킨스

영화와 매춘부

2004년 '몬스터'로 셜리즈 샬론(Charlize Theron)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자 필자는 그녀의 연기가 보고싶어 램리 썬셋 5 극장에 갔다. '몬스터'는 플로리다 주에서 남자고객들을 7명 연쇄 살인한 창녀 에이린 우노스(Aileen Wuornos)의 실화를 바탕으로 아주 비극적으로 다뤘다. '이탈리안 잡(The Italian Job,2003)에서 아름답게 보였던 셜리즈가 몸무게를 30파운드까지 늘이면서 추한 몰골로 깊은 연기에 도전했다. 로버트 드니로가 50 파운드 체중을 늘이면서 뚱보로 변신하여 열연한 '성난 황소(Raging Bull, 1980)'가 연상되었다. 체중조절 역시 액팅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그들은 훌륭한 배우다.
체중을 늘이고 뺀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필자는 잘안다. 필자가 대학교 1-2학년때 보디빌딩에 빠져 있을 때 육체미 시합준비로 30파운드 체중조절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몬스터'를 보고 나서 매춘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인류역사와 함께 매춘이 시작되었다면 영화역사가 시작되면서 역시 매춘에 관한 소재를 다루었다.
카뜨린드 드느브가 출연한 프랑스 영화 '벨라 드 쥬어(Belle De Jour, 1967)', 죠디 포스터가 뉴욕 창녀역을 맡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택시 드라이버(Taxi Driver, 1976)', 배드 타이밍(Bad Timing, 1980)의 테레사 러셀 주연의 로스 엔젤레스 창녀를 그린 켄 러셀 감독의 '창녀(Whore, 1991)' 러시안 창녀들을 그린 '인터 걸(Intergirl, 1989)', 로맨틱 코메디로 쥴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프리티 우먼(Pretty Woman, 1990)' 등이 있다. 할리우드의 창녀 소재로 프리티 우먼은 창녀의 꿈과 이상을 창녀에서는 매춘부를 아주 현실적으로 그렸다.
한국영화로는 임권택 감독의 1997년 작 '창'과 송경식 감독의 2003년 작 '대한민국 헌법 1조', 송감독은 창녀가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것을 이태리 포르노 배우 치치 올리나가 국회의원으로 출마한 사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몬스터'에서 창녀는 자신을 비관하지만 자신을 떳떳한 직업여성으로 내세우는 긍정적인 창녀들도 있다. 런던의 한 창녀는 자신의 생활을 낙관적으로 일기를 써서 인터넷에 게시한다. 'Belle De Jour- Diary of a London Call Girl'라는 제목의 블로그도 있다.
런던 소호거리 창녀출신인 니키 로버츠는 페미니스트들이 '매매춘 근절'의 이슈로 위선적 활동을 하고 있다며 도전장을 낸 책 '역사속의 매춘부들(Whores in History: Prostitution in Western Society)'도 있다.

Tuesday, January 11, 2005

17. 라스트 사무라이(The Last Samurai)


2004년 3월 27일

17. 라스트 사무라이(The Last Samurai)

감독: 에드워드 즈윅


사무라이들의 할리우드 공격


2003년은 할리우드의 일본 증후군을 정면에 드러낸다. 할리우드에서 몇 편의 한국영화들이 리메이크 판권 판매에 그치는 동안에 일본영화들은 사무라이와 일본문화를 내세워 할리웃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라스트 사무라이'는 2004년 오스카 조연상 후보에 일본 배우 켄 와타나베, 그리고 미술 감독상, 의상상이 노미네이트 되었다. 일본 요지 야마다 감독의 '트와이라잍 사무라이(Twilight Samurai, 2003)'는 역시 2004년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그 외에 사무라이에 관한 영화로는 퀸틴 타렌티노 감독의 '킬빌 1(Kill Bill Vol 1,2003)'이 사무라이의 액션을 빌려와 동서양의 퓨전과 오마쥬 형식으로 흥행에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일본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맹인 사무라이 영화 '자토이치(Zatoichi, 2003)'가 있다.

일본문화에 관한 영화로는 2004년 오스카에 감독상 후보, 각본상을 탄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Lost in Translation, 2003)'는 미국인들이 일본 여행 중 벌어지는 사건을 잔잔하게 다뤘다. 또 하나는 호주 여감독 수 브룩스의 '일본인 이야기(Japanese Story, 2003)로 호주에 사는 여 지질학자가 호주로 여행 온 일본 비즈니스맨을 인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라스트 사무라이'의 에드워드 감독은 17살부터 아키라 구로자와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Seven Samuria)'를 보고 일본문화에 눈을 떳다고 한다. 이같이 미국인들이 일본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이러한 것들이다. 사무라이, 닌자, 총을 이기는 검, 할복자살, 가미카제, 스모, 기모노, 게이샤, 스시 그리고 아니메 까지.

'라스트 사무라이' 가 한국과 일본에 상영할 때 독도의 영토권 문제로 양국간이 뜨거워 졌을 때 한국과 일본의 네티즌들이 한편의 미국 영화를 놓고 사이버상에서 논쟁까지 벌였다.

'라스트 사무라이'를 보고 할리우드의 영웅주의를 또 한번 본다. 케빈 코스트너 감독의 '늑대와 함께 춤을(Dances with Wolves, 1990)'에서 미국인이 인디언 그룹에 동화되는 거나, 데이비드 린 감독의 '아라비아 로렌스(Lawrence of Arabia, 1962)'에서 영국인이 아랍인들에게 들어가 그들 안에서 우상화가 되는 내용은 여전히 비슷하다.

(강영만 감독 www.youngmankang.com)

Sunday, January 09, 2005

16. 예수의 수난(The Passion of the Christ, 2004)



2004년 3월 20일

16. 예수의 수난(The Passion of the Christ, 2004)

감독: 멜 깁슨

예수와 유대인

논쟁이 극도에 달했던 '예수의 수난'을 가디나 극장에서 관람했다. 가디나 극장은 필자의 영화 '소웁 걸'을 램리 극장에 이어 상영했던 유일하게 한인이 운영하는 메이저 극장이다.
800석이 되는 관람석이 거의 매진되어 있었다. 예수가 고문을 받는 순간에 관객들의 탄식소리가 들렸다. 예수가 부활하는 장면에서 대부분 기립 박수를 쳤다.
그동안 예수의 생애에 대한 종교 영화들이 많이 제작됐다. 그러나 대부분 예수의 33년 생애 긴 여정을 신약성경에 의거하여 서술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별로 차이점들이 없었다. 그래서 감독들이 영화에 자기 색깔을 넣기가 쉽지가 않았다. 그러한 금기를 깬 것이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예수의 마지막 유혹(Last Temptation of the Christ, 1988)'이다. 이 영화에선 예수를 평범한 인간의 관점으로 그려 예수도 인간의 아들이기 때문에 죽기 전 바로 유혹을 받을 수도 있다는 설정이다. 비쥬얼적인 측면으로 표현된 예수와 막달리아 마리아 사이에 스캔들, 예수를 신성모독과 자기혐오로 포장되었다고 그당시 보수파 카톨릭과 기독교인들의 보이코트로 영화가 극장 개봉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 멜 깁슨의 '예수의 수난'은 누가 비방하는가. '예수의 수난'은 예수의 마지막 12시간을 묘사했기 때문에 예수의 육체적 수난은 물론, 예수를 심판대에 올려놨던 유대인 종교 우두머리들이 예수를 사형시키고자하는 부분이 상세하게 나와있다. 유대인들 때문에 예수가 십자가를 졌다는 면이 강조 된 것이다. 그 때문에 현재 유대인들이 이 영화에 반기를 들고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대인 학살에 관한 영화도 문제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할리웃은 유대인 학살에 관한 영화를 만들면 상을 받는다. 유대인들이 오스카를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쉰들러의 리스트'와 '피아니스트'가 그렇다.
그전에 만들어졌던 예수에 관한 영화들은 이런 장면을 극소화하여 표현했다. 주로 영화 제작자인 유대인들이 그런 장면을 굳이 강조하여 자기들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멜 깁슨 감독은 그런 금기를 과감히 깨고 깁슨 감독판 성서를 만들어 그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그렇기 때문에 할리웃을 이끄는 유대인들에게 표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영화에서 예수의 손바닥에 못을 박는 것은 멜 깁슨 감독의 손이다. 깁슨은 자기의 죄를 속죄양으로 본인이 직접 손 연기를 했다고 한다.

Saturday, January 08, 2005

15. 킬빌 vol 1.



2004년 3월 13일

15. 킬빌 vol 1.

감독: 퀸틴 타렌티노

피로 영상을 그리는 감독

영화학교 문턱에 들어간 적도 없이 비디오 가게에서 일하며 온갖 장르의 영화, 특히
언더그라운드 70년대 쿵푸 액션 영화를 보며 감독을 꿈꾸어 왔던 퀸틴 타렌티노는 어느새 세계적인 감독이 되어 있었다.
킬빌은 그의 6번째 장편영화로 스토리보다는 캐랙터와 영상에 치중하였고 언더그라운드 70년대 쿵푸액션, 서지오 리오니(Sergio Leone)의 스파게티 웨스턴, 화면분리, 슬로모션, 애니메이션 시퀀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울트라 힙 뮤지컬 액션을 종합 가미하였다.
타렌티노의 특기인 피로 영상을 페인팅하는 장면들을 즐겨 쓰는 것은 여전하다. 전 영화 '저수지의 개들'에서 피흘리는 장면을 시간별로 보여주기 위해 피를 바께스로 부어가면서 촬영했다. '펄프픽션'에서 오발로 쏜 총알이 머리를 관통하여 차 뒷유리에 퍼져 피범벅이 되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킬빌 Vol 1. 에서는 붉은 피를 일본 야쿠자들과 싸우는 장면에서는 흑백으로 영상을 처리해 피를 내 뿜는 색깔이 흰색으로 보여 물이 뿜어 나오는 것 같이 보인다.
피를 즐겨쓰는 감독은 타렌티노 이외에도 이탈리안 감독 다리오 알젠토(Dario Argento)가 유명하다. 그의 'Unsane(1982)'에서 여자 팔이 짤리자 피가 호수처럼 뿜어나와 흰 벽에 페인팅 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있다. 다리오 알젠토는 서지오 리오니 감독의 '원스 아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1969)'의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20편 이상 공포영화를 만든 공포영화의 대부이다.
컬트 영화의 대부 '홀리 마운틴(The Holy Mountain(1973)'의 감독 알렉산드로 죠드르스키(Alejandro Jodorowsky)도 영화에 피를 많이 쓴다. '샌타 샌그래(Santa Sangre, 1990)'에서 성소의 풀장을 아예 핏물로 가득 채워 촬영한 장면도 있다.
타렌티노는 목이 잘리는 장면 역시 즐겨쓴다. 구로자와 감독의 영화들 이외에 워너 허작(Werner Herzog)감독의 '신의 분노(Aguirre, the Wrath of God(1973)'에서 탈형병이 숫자를 세다가 목이 잘리자 잘린 순간에도 숫자를 세는 명장면이 있다.

14. 나의 그리스식 웨딩(My Big Fat Greek Wedding)



2004년 3월 6일

14. 나의 그리스식 웨딩(My Big Fat Greek Wedding)

감독: 조엘 즈윅

영화와 결혼

이 영화를 보고 나니 배가 불렀다. 그리스의 결혼식은 풍요하고 요란하였다. 그리스의 문화를 전혀 몰랐던 관객들도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자연적으로 '아하, 저게 바로 그리스 생활풍습 이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맘에 안 드는 사위와 결혼을 반대하는 건 어느 나라나 똑 같은 것 같다. 그 점은 한국영화 '가문의 영광'과 비슷하다.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 이후 독립영화의 대 승리를 가져온 이 영화. 처음에는 108개 극장에서 시작하여 흥행에 힘입어 2016개까지 확대상영 최장기간 상영하였다. 제작 예산 5백만 달러를 들여 230,876,712 달러 수입을 벌어 들였다.
결혼에 관한 영화들이 많이 있다. 제일먼저 떠오르는 영화로는 필자가 좋아하는 호주 노처녀의 결혼에 대한 환타지와 우정을 그린 '뮤리얼의 웨딩(1994)', 지난 호에 언급한 인디안 결혼식 '문순 웨딩(2002),' 대만 1세와 2세의 갈등과 게이 소재로 잔잔한 감동의 앙리 감독의 '웨딩 뱅퀻(1993)', 등 예술 영화들이 있다.
할리웃 영화들로는 휴 그랜트의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1994)', 스티브 마틴의 '신부의 아버지(1991)', 아메리칸 파이 씨리즈로 총각파티를 그린 '아메리칸 웨딩(2003)', 줄리아 로버츠의 '마이 베스트 프랜드의 웨딩(1997)', 아담 샌들러의 '웨딩 싱어(1998)', 제니퍼 로페즈의 '웨딩 플래너(2001)' 등이 있다.
영주권을 얻기 위한 위장 결혼에 대한 소재로는 미국여자와 프랑스 남자간의 해프닝을 그린 '그린카드(1990)' 와 뉴질랜드 오크랜드 여자와 중국남자간의 계약결혼 이야기인 '브록큰 잉글리쉬(1996)', 빌 플림톤의 애니메이션 '난 이상한 사람이랑 결혼했다(1997)' 까지 다양한 소재와 결혼 문화를 수많은 영화들을 통하여 볼 수 있다.
위에 열거한 영화들을 볼 때 각 나라, 인종, 지역에 따라 결혼 문화는 각각 다 다르다. 그러나 인간의 감정과 사랑은 똑 같다. 결혼하기 전에 신랑과 신부의 설레이는 마음은 똑같을 것이다.

13. 문순웨딩(Moonsoon Wedding)




India visit 2002


Twin Princes May, 2004 India Studio, Chennai, India
with Ajay & 3D animation artists


2004년 2월 28일

13. 문순웨딩(Moonsoon Wedding)

감독: 미라 나이아

발리우드의 할리우드 침공

필자는 인도를 두번 방문했다. 첫번째는 2002년 하이드라베드에 있는 '라모지' 영화 스튜디오에 초청 받아서 갔다. 라모지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보다 규모가 훨씬 큰 영화 종합메카이다. 두 번째는 2003년 첸나이에 '트윈 프린스'3D 극장용 애니메이션 트레일러 제작 건으로 갔었다.
Bollywood 라는 말은 봄베이(Bombay)라는 첫글자 B에서 유래됐다. 봄베이는 최고의 영화제작 도시이며 첸나이는 영화 후반작업과 컴퓨터 그래픽이 강하다.
발리우드는 사실상 할리우드보다 영화제작편수가 더 많다. 라모지에는 세트 제작인원이 7천명이나 되어 하루밤 사이에 마을을 새로 건설한다고 한다.
인도 뮤지컬 영화들은 주로 3시간 동안 상영되며 중간에 팝콘을 먹는 쉬는 시간이 있다. 영화전반에 6-8개의 노래들이 있다. 하지만, 뮤지컬 영화들만 제작한 이유로 동시녹음이 약하다.
몇만개의 힌두신을 숭배하기 때문에 힌두(힌디) 영화들이 제일 많으며 50개 나라에 수출망이 확보돼 있다.
대표적 영화로는 2002년 오스카에 노미네이션된 라간(Lagan)이 있지만 오히려 인도 독립영화들이 미국시장에서 성공한 경우가 많다.
미라 나이아 감독의 '문순 웨딩'이 흥행에 성공했을 뿐 만 아니라 평론도 92점(rottentomatoes.com)을 받았으며 발리우드식 스타일과 인디안 음악을 선사한다.
인도 최고의 촬영감독이었던 산토시 시반의 감독 데뷔작 '테러리스트'는 필자가 배급 영화사 페드라 시네마에서 미국 극장 배급을 도왔던 영화였다. 6만불에 제작된 영화로 뉴욕타임지에 대서특필되어 흥행에 성공한 영화다. 산토시는 그후로 역사대작 '아소카'를 만들었다.
할리우드는 다른 나라의 스타일을 빌려왔다. 이탈리안의 '스파게티 웨스턴'이라든가 홍콩의 갱 스릴러 액션 말이다. 다음은 발리우드 스타일이 침략할 때가 아닌가 쉽다.
바즈 루하만 감독의 '물랑루즈'에서 벌써 발리우드식의 감각과 스타일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Friday, January 07, 2005

12. 시카고(Chicago)


2004년 2월 21일

12. 시카고(Chicago)

감독: 롭 마샬

오스카와 칸 사이

'시카고(2002년)'와 뮤지컬 영화의 역사를 보면 1927년에 무성영화로 만들어 진 '시카고'부터 시작된다. 1927년은 무성영화의 작별을 알리는 해였다. 최초의 뮤지컬 영화는 1927년에 완성된 '재즈 싱어'로 첫 번째 유성영화(the first talkie)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스테이지 뮤지컬의 대부인 밥 파세(Bob Fosse)가 태어난 해이기도 하다.
1942년에는 '시카고' 제목 대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여주인공 이름을 따서 진저 로저스 주연의 '락시 하트(Roxie Hart)'가 만들어졌다.
1950년대에는 TV의 보급으로 뮤지컬 영화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 와중에도 율부리너의 '왕과 나', '남태평양', '오클라호마', '피터 팬', '파리의 아메리칸', '사랑은 비를 타고', '밴드 웨이건', '7인의 신부' 등은 뮤지컬 영화의 명맥을 이어갔다.
1975년 안무가이자 감독인 밥 파세가 브로드웨이에서 '시카고'를 초연하여 폭발적 롱런을 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덴마크 출신 라스폰 트리에 감독의 작품 '어둠속의 댄서'와 호주감독 바즈 루허만의 '물랑루즈', 이어 2002년에 드디어 '시카고'가 완성됐다.
그런데 '시카고'를 보면서 자꾸 '어둠속의 댄서'가 뇌리에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여자의 인생과 살인, 감옥에서의 뮤지컬, 교수형 당하는 장면 등은 두 영화의 유사한 소재들이었으나 필자는 다른 각도에서 두 영화를 서로 비교를 해 보았다.
'시카고'는 2003년 오스카를 휩쓴 아주 화려한 할리우드 상업영화이고 '어둠속의 댄서'는 칸 영화제의 그랑프리 수상작으로 소위 예술영화로 간주된다. 여기서 상업과 예술의 비교가 재밌다.
'시카고'는 상업영화답게 초호화 캐스팅, 미녀들의 가무, 화려한 조명과 무대장치로 화면을 장악하는 한편 '어둠속의 댄서'는 여주인공을 갓 이민 온 맹인으로 비참하게 설정을 한데다가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영상까지 거칠어 더욱 더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자는 해피앤딩 이고 후자는 비극으로 끝난다.
또한 오스카와 칸의 비교는 미국과 프랑스의 문화차이로도 볼 수 있다. 문화적인 적대관계 말이다.
뮤지컬 하면 인도 영화들을 빼놓을 수가 없다. 즉 발리우드는 거대한 뮤지컬 영화의 산지이기 때문이다. 다음호에 발리우드의 영화들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11.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The Return of The King)



2004년 2월 14일

11.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The Return of The King)

감독: 피터 잭슨

흥행이 부른 갑론을박

영화역사상 가장 큰 갬블, 뉴라인 시네마는 잠비 영화랑 드라마 한편 'Heavenly Creatures'만을 감독한 피터 잭슨에게 3억 달러에 3부작 '반지의 제왕' 계약서에 사인한 것을 시작으로 흥행에 성공하기까지 영화역사상 또 하나의 신화를 창조했다.
프랜차이즈 영화들은 갈수록 인기가 하강('매트릭스'가 대표적인 예)하는 것에 비해 이 영화는 반대였다. 인기 리뷰사이트인 Aint-it-cool-news는 초창기부터 이 영화는 스타워즈를 능가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 예언이 적중한 것이다.
영국의 작가 톨킨(John R. Tolkien)의 '반지의 제왕'에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반지'의 근원적인 매력에 있다. 로마법에 약혼에 쓰인 반지는 구체적인 물증이었고, 기독교에서는 '삼위일체'의 상징이다. '니벨룽겐의 반지'는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의 배경이 된 서사시이고, 고대병사들은 '무용'의 표시로 반지를 끼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인장으로 썼으며 유럽에서는 그리스 신화에 부적이나 왕권의 상징으로 자주 등장한다.
책과 영화가 돌풍을 일으키는 만큼 신화와 종교에 관한 논쟁, 이론과 억측들도 자자하다.
카톨릭과 기독교에서는 종교적으로 해석해 선과 악의 치열한 결투, 자기 희생을 통한 구원 등은 절대적 진리에 따른 깊은 신앙심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 '반지의 제왕에서 만난 하나님(Finding God in LOTR)' 책에서 보면 톨킨은 '나의 판타시는 신앙에서 출발했다'라고 했다.
어떤 영화평론 사이트(남부지역의 무신론자, 백인 우월주의자들)는 종교를 풍자했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제작자인 프랜 월쉬(피터 잭슨의 두 아이들의 어머니)는 모든 스토리는 카톨릭에서 따 왔으며, 종국에는 이 영화는 모두 신앙과 영계 된다고 했다.
그에 반하여 마법사 갠달프역의 이안 멕킬런은 이 작품은 문화적인 신화일 뿐 종교적인 우화는 아니라고 했다. 물론 그는 무신론자이자 게이이다.
이외에도 이 작품에 대한 논쟁은 수를 헤아릴 수 없다. 흥행을 타면 말도 많은 법이다.
피타 잭슨 감독에게 이 모든 것이 '섭리, 신의 뜻' 이냐고 물으면 감독은 '예스'라고 할 것이다.

10. 프리다(Frida)



2004년 2월 7일

10. 프리다(Frida)

감독: 줄리 태이머

예술가의 고집

이 영화는 꿈과 현실의 패러독스적인 결합을 표현한 멕시코 여류 화가 프리다 칼로(Frida Kahlo)의 예술적인 열정과 인생, 그리고 그녀의 남편 멕시칸 벽화 선구자이자 화가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와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당시에는 남편 리베라의 그늘에 가려있었지만 1954년에 사망한 프리다는 현재 멕시코 최고의 역대 화가 중 한명으로 추앙 받고 있다.
리베라가 바람둥이 남편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조건 없는 사랑을 했으며 이혼 후 다시 결혼해 죽을 때까지 사랑한 예술가 커플이었다.
멕시칸 문화를 사실적으로 영상에 담기 위해 100% 멕시코 현지 로케 촬영, 현지 멕시코 스태프를 고용했다. 멕시코 특유의 칼러, 프로덕션 디자인과 음악이 인상적이다.
이 영화의 한 장면을 통해 예술가의 고집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다. 리베라가 뉴욕에 초청 받아 락카펠라 벽화를 그리는 장면이 있다. 몇달 전에 'The 20th Century'이란 책을 보다가 인상에 남았던 똑같은 벽화였다. 이 영화와 이렇게 연결이 될 줄이야, 필자는 이럴 때가 제일 기쁘다. 그 벽화는 뉴욕 자본주의 상징인 락카펠라 센터(Rockefeller Center) 빌딩 벽화(크기 63' x 17')에, 공산주의 상징인 레닌 초상화가 중앙에 그려져 있다. 당연히 화가 난 당시 건물 감독 넬슨 락카펠라는 리베라에게 전면 수정을 요구했다.
프리다는 남편과 함께 예술적, 성적, 그리고 정치적 성향이 강했다. 그녀 남편 리베라는 특히 멕시코 공산주의 선봉자였다.
1933년 5월 뉴욕 타임지에 넬슨 락카펠라와 리베라가 논쟁을 한 편지내용이 실렸다. 작가 리베라의 고집으로 타협을 하지 않고 결국 넬슨은 그 벽을 철거하게 된다. 그러나 리베라는 멕시코 시티에 복재본 벽화를 그렸다. 약간의 멕시코 문화와 역사를 넣고, 넬슨 락카펠라의 아버지 존 락카펠라의 냉혹한 초상화를 삽입했다.
미국의 반항 감독 래리 클락(키즈 감독)의 최근영화 '켄팍(Ken Park)'은 섹스장면과 성기의 과다노출로 미국에 배급이 금지됐다. 그러나 배급에 상관없이, 절대 그 장면들을 짤라낼 수 없다는 감독의 고집이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스튜디오 영화사들은 감독들에게 편집실에 아예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감독의 버전으로 편집된 영화를 '디렉터의 컷'이라고 한다.

Thursday, January 06, 2005

9. 타이타닉(Titanic)






Guinness World Record Oct 1, 2003
Japan TITLE magazine



2004년 1월 31일

9. 타이타닉(Titanic)

감독: 제임스 카메론

기네스북에 오른 최고 제작비

'타이타닉'은 최고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로 기네스북에 올라와 있다. 제작비가 2억 달러. '터미네이터 3'은 1억 7천 5백만 달러로 2003년 최대 프로덕션 제작비로 기록됐다.
화폐가치로 따진다면 '클레오 파트라(1963년작)' 또 다른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 당시 4천 4백만 달러였다. 지금 화폐가치로는 3억 달러가 넘는 수치다.
그에 반해 최소 제작비가 들어간 장편영화들도 있다. 필자의 2000년 데뷔작 '큐피드의 실수(Cupid's Mistake)'가 980달러로 장편영화 제작비 사상 최소 금액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또 하나는 캐나다의 감독이 만든 장편영화 '다이 어라이브'가 500달러로 완성되어 몬트리올 영화제서 상영되었으나 극장개봉은 못했다. 그러나 '큐피드의 실수'는 LA와 뉴욕 두 개의 극장에서 상영했다.
그 외에 저 예산으로 성공한 영화들을 보면 로버트 로드리게즈(원스 어폰어 타임 인 멕시코 감독)의 '엘 마리아치'가 7천달러, 케빈 스미스(체이싱 에이미 감독)의 '클럭'이 2만 7천달러. 지금은 배우로 많이 활약하는 에드위드 번즈(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브라더 맥밀런'이 2만달러에 완성되어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세명 모두 헐리우드 메이저로 스카웃됐다.
원래 '타이타닉'은 200밀리언 달러보다 적게 예산을 잡았으나 최고의 영화를 원하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고집으로 촬영날짜가 늘고 세트의 규모가 커지면서 예산이 불어났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고집은 이 영화뿐만이 아니고 다른 영화들도 예산이 항상 초과하게 만들었다. '터미네이터 1' 같은 경우도 예산이 초과하자 마지막 장면의 촬영은 로케이션 허가도 받지 않고 찍었다. 경찰한테 발각되자 학생작품이라고 둘러대어 위기를 모면했던 일화도 있다.
거장 제임스 카메론도 무허가로 영화를 찍었다는 사실에 필자의 초기 작품을 찍을 때가 생각났다. 두번째 영화 '퍼스트 테스트먼트(1st Testament:CIA Vengeance)는 허가 없이 찍다가 경찰한테 한번 걸렸다. 첩보영화이기 때문에 실제 권총과 공포탄을 가지고 있어서 경찰한테 풀려나는데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완성이 되었기 때문에 2월 15일 미국전역에 DVD로 출시된다. 이처럼 로케이션 허락 없이 찍는 영화를 '게릴라(Guerilla) 필름 메이킹' 이라고 한다.

8. 매스터 앤 커맨더(Master and Commander: The Far Side of the World)


2004년 1월 24일

8. 매스터 앤 커맨더(Master and Commander: The Far Side of the World)

감독: 피터 위어

이순신 장군과 닐슨제독

이 영화는 위어 감독(죽인 시인의 사회, 투루만 쇼)의 작품으로 '캐러비언의 해적' 과는 달리 스케일에 치중하기 보다는 원작 소설가 패트릭 오브라이언의 특기인 캐랙터의 성격, 대화, 그리고 소품들 그 당시 역사적인 상황 디테일에 치중한 흔적이 보였다.
러셀 크로가 연기하는 잭 오브리 선장은 소설속의 가상인물이지만 그 당시 트라팔가 해전의 영웅 함장 넬슨 제독을 연상시킨다. 영구적인 적대관계가 예수와 적 그리스도라면 역사적인 적대관계는 넬슨 제독과 나폴레옹이다.
1805년 트라팔카 해전,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와 에스파니아 연합함대 33척중 25척이 닐슨 제독이 이끄는 영국함대 27척에게 대격파 되었다. 명랑해전때 12척으로 일본함대 133척을 격파한 이순신 장군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닐슨제독의 함대들도 역시 단 한대도 격파를 안 당했다는 점과 닐슨 제독 또한 전쟁 중 빅토리아호에서 전사했다는 점이다.
영화 속에서 프랑스 함대의 기습공격으로 소년 병사가 오른팔을 잃자 오브리 함장은 닐슨 제독의 생애가 담긴 책을 보여주며 닐슨 제독도 오른팔이 하나 없었던 영웅이었다고 그를 위로하는 장면이 나온다. 필자는 그 사실이 궁금하여 리서치한 결과 그것이 사실이었고 왼손으로 사인한 닐슨 제독의 친필까지 보았다.
해양소설의 대가 오브라이언은 이 소설과 '황량한 섬(Desolation Island)'에서 알바트로스(Albatross)새를 상징으로 등장시킨다. '고대 사공의 노래(Rime of the Ancient Mariner 1798)'에서 보면 알바트로스를 죽이면 불행을 가져온다고 한다. 이 새는 사공이 죽으면 영혼을 안전하게 실어 나르는 행운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한 장교가 이 새를 잡으려고 총을 발사했는데 오발로 오브리 함장의 친구인 군의관의 배를 관통한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아쉬웠던 점은 할리우드는 닐슨 제독을 상징으로 오브리 함장 캐랙터로 내세워 프랑스 함대 한 척을 물리치는 장면을 과대 포장하여 1억 3천만 달러나 퍼부어서 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Tuesday, January 04, 2005

7. 링(The Ring)


2004년 1월 17일

7. 링(The Ring)

감독: 고어 버빈스키

할리우드의 '조작극'

'링'은 여러 면에서 흥미 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공포영화의 새 장르를 열었고, 코 프로덕션(공동제작)을 야기 시켰으며, 할리우드에서 동양영화의 리메크 붐을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2년전 드림웍스에 일하는 친구 브래들리를 만나 점심을 먹다가 일본영화 '링'의 리메이크 판권을 드림웍스가 1 백만달러에 사기로 좀전에 계약을 맺었다는 얘기를 듣고, 그 당시는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 그 리메이크 권을 중계해준 이는 한국계 '로이 리'였다. 그 후로 그는 계속 한국영화들을 가져와 리메이크권을 스튜디오에 팔았다. 그후로 미국판 '링'이 제작이 들어간다는 소식을 듣고 어떻게 나올 지 무척 기대가 됐었다.
왜냐면 필자는 일본판, 한국판을 다 보았기 때문에 미국 판까지 다 볼 때 문화적 차이점 등을 비교하는 것이 무척 흥미롭기 때문이다. 특히 동서양의 트랜지션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링'의 오리지널은 1998년 일본 나카타 히데오 감독이 만든 '링구(Ringu)'이다. 일본에서 흥행에 힘입어 그당시 한국에 해적판이 많이 돌았다. 그리고 1999년 한국과 일본 합작이 이루어졌다. 한국의 김동빈 감독과 일본의 마우리시오 도아토나 감독이 공동 감독했는데 오리지널에 비해 느낌이 많이 뒤떨어짐을 느꼈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링 2' 와 '링 3' 씨리즈가 나왔는데 모두 오리지널을 따라가지 못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미국판을 본다는 것은 흥미있는 일이었다.
미국판이 나오는 덕분에 스튜디오의 마케팅 전략으로 오리지날 '링'은 미국에서 찬밥 신세를 져야했다. 미국판 '링'은 흥행에 성공했고 많은 미국 관객들이 공포를 느꼈다. 그러나 대부분 오리지널 '링'에 대해서 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한 관객들이 많았다.
만약 그들이 오리지널을 본다면 미국판 '링'을 시시하게 볼 것이다. 할리우드의 시스템이 다 이런 것이다. 제도에 포장한대로 흐름은 흘러가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관객은 그걸 알아차리고 오리지널을 인터넷이나 소텔 일본 타운, 리틀 툐교 등에서 구해서 보기 시작했다. 할리우드에도 완벽한 조작극이란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6. 식스 센스( The Sixth Sense)


2004년 1월 10일

6. 식스 센스( The Sixth Sense)

감독: M. 나이트 샤말란

공포와 인간 영혼의 적절한 터치

며칠 전에 시나리오 작가 릭 필립(필자의 다음 영화 '국경을 넘어서(Beyond The Border)' 공동 각본) 집에서 타이랜드의 팽 브라더스 감독의 2003년 영화 '디 아이(The Eye)'를 보다가 문득 몇년 전에 본 영화 한편이 뇌리를 스쳤다. 바로 아카데미 6개부분에 노미네이트된 영화 '식스 센스'였다.
'디 아이'는 홍콩에 사는 한 젊은 맹인 여인이 죽어가는 미스터리 환자로부터 눈이식 수술을 받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여인은 시력을 회복했으나 불행하게도 그 눈으로 보통사람이 볼 수 없는 유령을 보기 시작한다. 즉 이승에 한이 많아서 황천에 떠도는 영혼들이다.
그 내용을 보는 순간 팽 브라더스는 '식스 센스'에서 컨셉을 따온 것이 명백했다. '식스 센스'에서 콜(할리조엘 오스먼트 분) 역시 태어날때 부터 죽은자의 유령을 보는 능력을 가졌다. 그러나 그의 비밀을 아무도 이해할 수 없다. 가정 불화의 영향에 의한 정신질환인 줄 알고 아동상담 전문가인 말콤박사(브루스 윌리스 분)의 접근, 애정 어린 치료로 콜의 마음을 열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콜의 문제가 해결될 즈음 말콤박사는 그 자신에게 엄습해온 충격적인 사실에 부딪히며 훌륭한 반전으로 영화가 끝난다. "어떤 죽은 사람들은 때로 자기자신이 죽은 줄도 모른다"는 콜의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바로 말콤 박사를 일컫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영화를 연출한 인도계 미국인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최근에 영화 '사인(Sign)'으로 또 한번의 흥행을 이루며 할리우드에서 자리를 굳히고 있으며 '뉴스위크지'에서 제 2의 스필버그라고 칭송 받고 있다.
'디 아이'가 '식스 센스' 스토리에 나카타 히데오 감독의 오리지날 일본작, 할리우드 리메이크 영화'링'에서 공포적인 요소를 빌려와 시각적으로 접근했다면 '식스 센스'는 오리지널로 공포보다는 인간의 저변에 깔려있는 감정에서부터 영혼까지 잘 터치해나간 수작이다.
인터넷 영화 데이터 베이스(imdb.com)에서 8.2 평점에 탑 250 영화 중 82번째로 등급이 올라와 있다. 어떠한 작품도 오리지널보다 능가하기는 힘든가보다.

5. 시민 케인(Citizen Kane)


2004년 1월 3일

5. 시민 케인(Citizen Kane)

감독: 오손 웰즈

오손 웰즈와 VS 윌리엄 랜더프 허스트

지난 크리스마스때 샌프란시스코를 다녀오다가 허스트 성(Hearst Castle)를 관광했다. 바로 전에 그 성이 위치해 있는 캠브리아 지역에 강진이 있었다. 함께 갔던 시나리오 작가친구 애론은 지진 때문에 가길 꺼려했으나 난 기필코 그곳을 방문하고 싶었다. 그 이유는 영화 역사상 베스트 10 중의 하나로 꼽히는 '시민 케인'의 원래 이야기 장본인인 윌리엄 랜더프 허스트(William Randolph Hearst)의 성을 꼭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101 하이웨이에서 46번 지진으로 갈라진 도로를 서행하며 아름다운 태평양이 눈에 들어왔다. 1번 해안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20분 운전해서 허스트 성에 도착했다. 지진으로 전세계에서 구입해온 조각상들이 몇 개 바닥에 떨어져 깨져 있었다.
윌리엄 랜더프 허스트는 20여개가 넘는 신문사들와 잡지사들 운영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사나이다. 그는 2개의 영화스튜디오도 운영했으며 이곳 언덕에 그의 부의 상징인 성을 지은 후 할리우드의 유명인사들을 성으로 초대해 성대한 파티를 했다.
45분짜리 허스트의 인생 다큐멘타리를 아이맥스 극장에서 관람했다. 혹시 '시민 케인'에 대해서도 언급하려는지 궁금했었다. 그러나 그의 인생에 오점이 드러나는 것을 보여줄 리가 없었다. '시민케인'은 그에게 프라파겐다 영화였다. 오손 웰스(Orson Welles)는 최연소 감독으로 RKO 스튜디에 전대미문 스카웃 역사를 남겼다. 그 영화가 완성됐을 때 허스트는 76세였고 감독 각본 출연을 한 오손 웰스는 단지 24세. 당시 허스트는 그 영화를 RKO 스튜디오로 부터 80만불에 사서 불에 태우려고 했다. 전국의 신문 미디아를 장악한 허스트는 '시민케인' 영화 광고를 단 한단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뉴욕의 한 극장에서 시사회를 갖고 아카데미 오스타상 9부문에 노미네이션 되었으나 허스트의 반대 로비활동으로 시나리오 상 하나밖에 받지 못했다. 그리고 오손 웰즈를 커뮤니스트라고 허위 기사를 쓰기 시작해 오손 웰즈의 창창한 앞길을 막았다. '시민케인'에 얽힌 두 사나이의 싸움은 유명한 일화로 알려져 왔다. 그들에 관한 'RKO 281' 영화까지 만들어졌다.
허스트가 88세에 사망한 후에서야 드디어 '시민 케인'은 광명을 찾기 시작했다. 필름 역사의 최고 영화로 남기 시작한 것이다. 허스트가 그 영화를 사서 태웠더라면 오늘날의 '시민 케인'과 오손 웰즈는 없었을 것이다.

Sunday, January 02, 2005

4. 터미네이터 1 (Terminator 1)


2003년 12월 27일
4. 터미네이터 1 (Terminator 1)
감독: 제임스 카메론



'빌런' 캐릭터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슈워제네거



매니아들의 컬트영화로 자리 매김한 '터미네이터'의 창조자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다. 그당시 제작비가 6밀리언밖에 안 들었기 때문에 500배 이상의 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 '터미네이터 2'도 큰 성공을 거두었으나 첫 번째 만큼은 이익을 남기지 못했다. 규모가 커지면서 제작자들, 배우들의 개런티가 커졌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터미네이터' 프랜차이즈 판권의 문제로 '터미네이터 3'가 완성되는데 12년 동안이나 걸렸다.
3편 프로듀서의 제작 노트에 보면 1편과 2편을 감독한 제임스 카메론은 감독제의를 거절하였다고 썼는데, 오리지날 창조자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그 빼앗긴 판권 문제 때문에 몹시 화가 나 있었다. 또한 현명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일, 이편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영화가 나올 것을 미리 예상했는지도 모른다.
오늘에 아널드가 있는 것도 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터미네이터 1'의 빌런(Villain) 캐릭터 창조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캐릭터가 얼마나 강했던지 내가 처음 보았을때의 충격은 아직까지 생생하다. 이 영화는 또한 내 인생을 바꾸어 놓기도 했다. 1984년 겨울 단성사에서 이 영화를 봤다. 건너편 피카디리 에서는 알파치노의 '스카페이스' 상영할 때다. 당시 난 고등학교 졸업 후 홍대 미대입시에 응시하고 불합격의 충격으로 방황할 때였다.
그러나 '터미네이터'를 보고 나서 그때부터 열심히 재수하여 홍대 미대에 합격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군대에 가기전 2년 동안 아널드 영향으로 보디빌딩 써클에 들어가서 열심히 운동만 했다. 지금 난 말랐기 때문에 이 말을 하면 아무도 날 밎지 않는다. 88년 미스터 홍익을 했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나서 84년부터 올해까지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인연은 계속 이어져 얼마 전에 '터미네이터 1' 제작자 존 데일리까지 만났다. 내년 나의 프로젝트 프로듀서로 일할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훌륭한 제작자들을 알아간다는 것이 고무 적이었다.
아널드가 주지가가 되는 바람에 과거에 찍어 논 영화들이 잘 팔린다고 한다. 그 대표적 영화로 아놀드가 보디빌더로 활동할 때 찍은 영화 '펌핑 아이언'이다. 그 영화에는 TV 씨리즈 '헐크' 주인공 루 페리그노도 우정 출연한다. 그들은 바디빌딩 대회에서 항상 라이벌이었으나 아널드에게 번번히 패했다.

(강영만 감독 www.youngmankang.com)


3. 터미네이터 3 (Terminator 3)



3. 터미네이터 3 (Terminator 3)

감독: 조나단 마스토우

할리우드 일자리를 만들어준 슈워제네거

2003년은 아널드의 전성시대인가 보다. 12년 동안 잠적해 있던 '터미네이터 3'가 마침내 제작, 완성되고, 아널드는 주지사가 되었다. 그것도 같은 해에 이루어진 것이다. 그에게 운이 따랐다.
요즘 들어서 블록바스터 영화들이 대부분 캐나다와 호주, 유럽에서 촬영한 반면에 이 영화만은 의리를 지키며 다우니, 다운타운 로스 엔젤레스, 샌버난도 밸리. 베버리 힐스 등 모두 인근 로스엔젤레스에서 촬영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LA에는 헐리우드 영화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큰 영화들이 해외 밖에서 제작하는 바람에 일자리를 많이 잃자 파업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돈을 아끼려는 스튜디오는 아랑곳 하지 않고 지금도 그런 방식으로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아널드에게 운이 좋게도 '터미네이터 3' 그 많은 영화인력들에게 일자리를 주었다.
특수 분장팀만 해도 150명이 넘었으며, 6개의 다운타운 스튜디오에 세트 제작에 가담한 인원만도 350명이 되었다. 그 영화제작에 딸린 식구들, 케이더링 하는 인력들까지 계산한다면 엄청난 숫자가 된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그들의 숫자가 주지사 선거에 아무래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1984년, 두 번째 편은 1991년. 세 번째를 제작하는데 12년이 걸리는데는 영화판 내면에 보이지 않는 판권에 관계된 알력 때문이다.
터미네이터 프랜차이즈 영화가 아널드가 주지사가 되는 시기를 맞추어 영화제작자들이 기다렸다고 보지 않는다. 아무리 유명한 제작자들이라도 영화가 완성되려면 운도 많이 따라야한다. '메모리 오브 게이샤' 같은 경우만 해도 처음에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하기로 되어 있다가 계속 연기되는 바람에 아직까지 제작에 들어가지 않고 있을 정도다.
촬영을 끝내 놓고도 투자들끼리 서로 소송에 걸려 미완성이 되는 영화를 주위에서 종종 본다. 아무튼 영화는 처음 기획에서부터 극장에 상영할 때까지 우여곡절이 있다.
일반대중들은 '터미네이터 2'를 좋아하지만 영화 매니아들은 '터미네이터 1'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나도 사실 '터미네이터 1'을 더 좋아한다. '터미네이터 1'은 다음호에 언급하기로 한다.

Saturday, January 01, 2005

2. 난(Ran)

2003년 12월 13일

2. 난(Ran)

애니깽 포스터 드로잉


멕시코 농장에 노예로 팔려간 한인들


멕시코 애니깽 농장


감독: 아키라 구로자와

투자유치 기다리다 지쳐 그린 수작

산타 모니카 램리 극장 로비에 커다랗게 난(Ran) 영화 포스터가 붙어있다. 그곳은 예술 전용관으로 외국영화들을 많이 상영하기 때문에 동양 영화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이 영화 포스터가 붙어있는 것은 낯설지 않다.
동양인 감독의 거장인 구로자와 감독은 미국의 기라성 같은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 프란시스 포드 코플라 감독들에게 비주얼면으로 많은 영향을 미쳤다. '라쇼문', '7의 사무라이', '드림' 등의 명작들이 바로 그렇다.
그중 특히 '난' 이란 영화에 애착을 갖는 이유는 이 영화의 스토리보드 일러스트가 담긴 책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9년전 필자가 미국으로 유학 오기전에 충무로 영화판에서 잠시 스토리 보드 아티스트로 일한 적이 있는데, 김호선(작품: 겨울여자, 서울 무지개 등) 감독이 '애니깽'을 준비할 때였다.
난 홍대 미대를 막 졸업하고 유학전에 충무로의 경험을 쌓고 싶어서 연출부에서 '애니깽' 스토리보드를 그리는 작업을 했다. 그때 김호선 감독이 샘플로 보여준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그 책은 구로자와 감독이 직접 그린 그림들이었다. 유화로 그린 강한 붓 터치와 강렬한 색감, 아직까지 그 장면들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 작업은 '난' 영화 투자의 지연으로 기다림에 지쳐 그 기간에 그려진 그림들이었다. 필자도 투자 문제 때문에 영화가 지연될 때가 제일 고통스럽다. 그러니 그러한 기분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한다.
기다림에 지친 스트레스를 이 그림들을 통해 풀지 않았을까. 꿈틀거리는 율동감을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이런 작업은 영화 전반 작업중의 하나지만 이건 촬영을 위한 것이기 보다 그 자체로 예술이었다. 그리고 각고끝에 '난'이 완성 되었다.
영화자체만 보는 것도 좋지만 이러한 배경에 깔린 것들을 볼 때도 상당히 흥미롭다.
필자는 '애기깽' 멕시코 현지로케 촬영에 동참하지 않고 뉴욕으로 영화연출을 공부하러 떠났다. 그때가 1994년 여름이었다.

1. 풀 메탈 자켓(Full Metal Jacket)

중앙일보 주간중앙 칼럼 - 강영만 감독의 영화노트

2003년 12월 6일

1. 풀 메탈 자켓(Full Metal Jacket)





강영만(Young Man Kang), Star Yoo, 팀 콜체리(Tim Colceri)


감독: 스탠리 큐브릭

배우의 고집이 만들어낸 명장면

전쟁영화는 제작비도 그렇지만 테마를 정확하게 잡아내는 일이 쉽지 않다. 여기 얼마전에 타계한 명 감독 스탠리 큐브릭의 명작 전쟁영화 한편을 소개한다.
나는 영화 평론가도 아니고 현장에서 열심히 영화 촬영만 하는 현직 감독이기 때문에 영화 평론가들이 하는 리뷰와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고 싶다. 영화 수필이나 영화 수첩같은 컨셉말이다.
사실 '풀 메탈 재킷'에 더욱 애착을 갖게 된 것은 헐리웃에서 필자가 배우 팀 콜체리와 절친한 친구가 되면서 였다. 팀은 바로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로 도어 거너(Door Gunner)배역을 했다. 팀과 술자리를 같이 할 때면 그 친구는 늘 그 영화 촬영당시 상황을 예기해 주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고소 공포증으로 비행기를 절대 타지 않는 사람이란다. 그래서 베트남 세트를 영국에 모두 만들어 촬영해야 했다.
또 캐스팅 과정에서 무척 애를 먹었는데 팀의 예를 들더라도 처음에 팀이 비디오 오디션을 보고 영화 앞부분 훈련소 상사 배역을 맡았다. 그러나 영화사 제작자들의 입김에 의해 배역이 갈리고 팀은 충격에 빠졌다. 실의에 빠진 팀은 소송을 걸겠다고 감독한테 편지를 보냈다. 결국 팀은 상사역 대신에 도어거너 역을 맡아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영국으로 갔다. 거장 감독과의 첫 만남, 첫날밤 팀은 감독집에 직접 초대받았다. 첫 인상이 정말 으시시했다고 한다. 감독은 팀의 탈렌트를 믿었다.
그래서 도오 거너가 머신 건을 쏘면서 계속 떠들어 내는 대화는 모두 팀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그날 저녁 감독은 팀이 연기하는 데로 그대로 받아 타이핑을 하고 그 스크립대로 그대로 영화를 찍었다는 일화로 기록되고 있다.







글쓴이 강영만 감독은...

93년 홍익대 미술대학 졸업 후 94년 도미. 뉴욕 맨하튼 The New School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했다. 2000년 9월 '큐피드의 실수(Cupid's MIstake)'으로 감독 데뷔, 같은 영화로 최저예산 제작 기네스북 기록을 만들기도 했다. '퍼스트 테스트먼트(1st Testament: CIA Vengeance)'등을 연출.
2002년 미국내 아시안 마사지 팔러를 그린 '비누 아가씨(Soap Girl)'는 빅베어 국제 영화제 청중상을 받았다.
움직이는 그림이 좋아 영화를 시작했다는 그는 웃을때면 그의 고향 충남 서산의 흙냄새가 그대로 느껴지는 소박한 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