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7일
35. 킹 아서(King Arthur, 2004)
감독: 안토인 푸쿠아
전설에서 역사로 살아나는 아서왕
6세기 웰쉬(Welsh)의 시인 탤라이신의 ‘아서왕’에 대한 시다.
‘Let me sing with inspiration
Of the man born of two nations,
Of Rome and of Britain…
… Arthur the blessed
Led his assault from the Great Wall…’
이 시에서처럼 어서왕(클라이브 오웬)은 로마와 영국 이중국적인으로 태어나 로마의 용병장에서 자유의 뿌리를 찾는 영국인으로 바뀌면서 그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찾아간다. 이 영화는 전설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있을법한 역사적 사건들을 토대로 만들었다.
존 부어맨 감독의 엑스칼리버(Excalibur, 1981)’에서 선과 악을 넘나들었던 마법사 ‘멀린’은 이 영화에선 전설의 마법사가 아니라 영국의 독립을 위해 몸과 얼굴에 파란 문신을 바른 게릴라 와즈부족의 추장으로 나온다. 얼굴에 푸른색을 칠하는 것은 ‘브레이브하트(Braveheart,1995)’에서 윌리엄 웰레스(멜 깁슨)과 비슷하다.
전설에서 처럼 아서왕이 바위에 꽂힌 엑스칼리버를 멋지게 뽑는 장면도 없다. 전설에서 존재했던 원탁은 그 위상을 잃고, 이 영화에서 고집센 이교도 원탁의 기사들은 전설상의 성배를 찾아 나서지도 않는다.
기네비어(키라 나이틀리) 왕비를 사이에 두고 아서왕과 기사 랜슬롯과의 전설적 삼각관계대신, 이 영화에선 기사 랜슬롯은 기네비어에게 마음에 사무치는 눈길을 몇번 줄 뿐이다. 추장 멀린의 딸 기네비아 역시 단지 사랑에만 머물지 않고 와즈부족의 여전사로 치열한 전투를 한다.
리들리 스캇감독의 ‘글래디에이터(Gladiator, 2000)’를 쓴 데이빗 프렌조니가 역시 시나리오를 썼으며 맥시무스(러셀 크로)가 처음에는 로마에 충성하다가 나중에는 로마 권력에 대항하는 내용은 시나리오 구성상 비슷하다.
사실성에 초점을 두고 실제적인 진짜 영웅터치를 주기 위해서 아서왕 캐스트를 거친 인상에 말수가 적은 묵직한 영국배우 클라이브 오웬이 발탁됐다. 볼프강 피터슨 감독의 ‘토로이(Troy, 2004)’에서 아킬레스 역을 맡았던 여성팬들의 우상 금발의 미남배우 브레드 피트와는 대조가 된다.
역사성을 강조하기 위하여서인지 영화의 장면은 전반적으로 거칠다.
기울어져가는 로마인들이 영국에서 후퇴하는 틈을타서 색슨족이 영국을 정복하려고 할 때 아서왕과 기사들은 영국의 원주민 와즈족들과 합세하여 그들을 물리치고 영국의 독립을 선언한다. 그리고 아서왕은 즉위하고 기네비어는 왕비가 된다.
색슨족의 리더역을 맡은 빌런 캐릭터 스텔란 스카스가드는 스웨덴 버전 크리스토퍼 월큰을 연상케 한다.
전설상의 삼각관계에서 벗어나 이 영화에서 기사 랜슬롯은 기네비어에게 마음에 추파를 몇번 던질 뿐 아무런 기승전결이 없이 마지막 전쟁터에서 허무하게 죽는다.
기네비아도 단지 전투장면에서 얼굴표정 크로즈업과 섹시한 몸매만 과시할 뿐 캐릭터가 애매모호한게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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