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February 24, 2005

35. 킹 아서(King Arthur, 2004)

2004년 8월 7일
35. 킹 아서(King Arthur, 2004)

감독: 안토인 푸쿠아
전설에서 역사로 살아나는 아서왕

6세기 웰쉬(Welsh)의 시인 탤라이신의 ‘아서왕’에 대한 시다.
‘Let me sing with inspiration
Of the man born of two nations,
Of Rome and of Britain…
… Arthur the blessed
Led his assault from the Great Wall…’
이 시에서처럼 어서왕(클라이브 오웬)은 로마와 영국 이중국적인으로 태어나 로마의 용병장에서 자유의 뿌리를 찾는 영국인으로 바뀌면서 그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찾아간다. 이 영화는 전설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있을법한 역사적 사건들을 토대로 만들었다.
존 부어맨 감독의 엑스칼리버(Excalibur, 1981)’에서 선과 악을 넘나들었던 마법사 ‘멀린’은 이 영화에선 전설의 마법사가 아니라 영국의 독립을 위해 몸과 얼굴에 파란 문신을 바른 게릴라 와즈부족의 추장으로 나온다. 얼굴에 푸른색을 칠하는 것은 ‘브레이브하트(Braveheart,1995)’에서 윌리엄 웰레스(멜 깁슨)과 비슷하다.
전설에서 처럼 아서왕이 바위에 꽂힌 엑스칼리버를 멋지게 뽑는 장면도 없다. 전설에서 존재했던 원탁은 그 위상을 잃고, 이 영화에서 고집센 이교도 원탁의 기사들은 전설상의 성배를 찾아 나서지도 않는다.
기네비어(키라 나이틀리) 왕비를 사이에 두고 아서왕과 기사 랜슬롯과의 전설적 삼각관계대신, 이 영화에선 기사 랜슬롯은 기네비어에게 마음에 사무치는 눈길을 몇번 줄 뿐이다. 추장 멀린의 딸 기네비아 역시 단지 사랑에만 머물지 않고 와즈부족의 여전사로 치열한 전투를 한다.
리들리 스캇감독의 ‘글래디에이터(Gladiator, 2000)’를 쓴 데이빗 프렌조니가 역시 시나리오를 썼으며 맥시무스(러셀 크로)가 처음에는 로마에 충성하다가 나중에는 로마 권력에 대항하는 내용은 시나리오 구성상 비슷하다.
사실성에 초점을 두고 실제적인 진짜 영웅터치를 주기 위해서 아서왕 캐스트를 거친 인상에 말수가 적은 묵직한 영국배우 클라이브 오웬이 발탁됐다. 볼프강 피터슨 감독의 ‘토로이(Troy, 2004)’에서 아킬레스 역을 맡았던 여성팬들의 우상 금발의 미남배우 브레드 피트와는 대조가 된다.
역사성을 강조하기 위하여서인지 영화의 장면은 전반적으로 거칠다.
기울어져가는 로마인들이 영국에서 후퇴하는 틈을타서 색슨족이 영국을 정복하려고 할 때 아서왕과 기사들은 영국의 원주민 와즈족들과 합세하여 그들을 물리치고 영국의 독립을 선언한다. 그리고 아서왕은 즉위하고 기네비어는 왕비가 된다.
색슨족의 리더역을 맡은 빌런 캐릭터 스텔란 스카스가드는 스웨덴 버전 크리스토퍼 월큰을 연상케 한다.
전설상의 삼각관계에서 벗어나 이 영화에서 기사 랜슬롯은 기네비어에게 마음에 추파를 몇번 던질 뿐 아무런 기승전결이 없이 마지막 전쟁터에서 허무하게 죽는다.
기네비아도 단지 전투장면에서 얼굴표정 크로즈업과 섹시한 몸매만 과시할 뿐 캐릭터가 애매모호한게 흠이다.

Tuesday, February 22, 2005

34. 나폴레옹 다이나마이트 (Napoleon Dynamite, 2004)

2004년 7월 31일

34. 나폴레옹 다이나마이트 (Napoleon Dynamite, 2004)

감독: 재러드 헤스

바보도 영웅이 되는 시대

‘나폴레옹 다이나마이트’ 는 선댄스 영화제를 통해 배출된 독립 저예산 작품으로 스튜디오 영화사에 픽업되어 성공한 영화중의 하나다. 올해에 들어 ‘나폴레옹 다이나마이트’ 이외에 성공한 저예산 작품으론 아메리칸 정크 푸드 햄버거를 실랄하게 비판한 다큐멘터리 ‘수퍼사이즈 미(Super Size Me, 2004)’가 있다.
‘나폴레옹 다이나마이트’는 변명답지 않은 바보에 대한 영화다. 괴짜는 ‘Geek’ 이고 ‘Nerd’는 바보 멍청이다. 이 영화에서 나폴레옹(존 헤더)은 이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있다. 우선 나폴레옹은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다. 무선 외모에서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 예로 전쟁광 부시를 집요하게 비판한 ‘화씨 9/11(Fahrenheit 9/11, 2004)’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크게 성공한 마이클 모어 감독은 학창시절 뚱뚱하고 못난 외모 때문에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나폴레옹은 멀대같이 큰 키에 깡말랐다. 머리는 산발한 곱슬머리로 싼 가발처럼 보인다. 커다랗고 두꺼운 안경을 쓰고 있으며 무표정한 얼굴에 입은 항상 헤하고 벌어져 있다.
이 영화에서 나폴레옹은 현실세계와 판타시 세계를 구별하지 못한다. 그는 우물쭈물 거리며 부정확한 발음으로 말하며, 말할때는 언제나 자기 방어적인 소극적인 쑥 들어가는 말투를 쓴다. 고등학교에서 완전 바보로 찍혀 조롱당한다. 물어보는 여자마다 거절을 당해 댄스파티에 함께 갈 여자도 없다. 그러나 종국에는 학회장 선거운동 프로모션에서 요상한 댄스시범을 멋지게 보여 최고의 인기를 얻게된다. 잔잔한 웃음을 선사하며 학창시절을 회상케 하는 영화다.
오하이오 프리스톤 출신으로 24살로 감독 데뷰한 재러드 헤스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바보가 된 순간이 있다. 심지어 멋장이도 마찬가지다.’
탐 행크스가 주연한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1994)’에서 주인공은 본인의 바보성향 때문에 자기자신이 느끼지도 못한 체 그의 삶의 여정에서 미국역사를 바꾸는 중요한 인물이 된다.
바보 스타는 나폴레옹외에 윌리엄 헝(William Hung)이라는 중국계 미국인이 있다. 그는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쇼에 출연하여 노래에 재주가 전혀없다는 이유로 심사위원들에게 조롱을 받으며 예선 탈락한다. 그 순간 그 바보의 변병과 멍한 표정은 프로그래머의 눈에 들어 바보 윌리엄 헝이라는 캐릭터가 탄생하게 된다. 윌리엄 헝은 마케팅 툴로 변신하여 일약 스타로 둔갑한다.
온라인 스토어와 로컬 토이 스토어에서 GeekMan 토이 장난감 캐릭터를 살수있다. GeekMan은 마르고 검은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다. 검은 뿔테안경을 끼고 왼속에는 커피 컵이 들려있다. 허리춤에는 전자계산기가 달려있고 티 셔츠 앞 호주머니에는 연필과 볼펜이 꽂혀있다.
컴퓨터 Geek은 현대에 가면 갈수록 옛날의 Geek의 단순 의미가 아니다. 그들은 온라인 상에서 대단한 파우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일부 ’또라이’ 기질을 가지고 있다. 그 또라이들은 종종 훌륭한 아티스트로 인정받을 때도 있다.

Sunday, February 20, 2005

33. 스파이더맨 2(Spider-Man 2, 2004)

2004년 7월 24일

33. 스파이더맨 2(Spider-Man 2, 2004)

감독: 샘 라이미

수퍼히로의 초능력과 사랑

6월 29일 ‘스파이더맨2’ 가 개봉되기 전날 밤 12시 가디나 극장에서 공개 상영전 미리 관람하는 스니크 프리뷰를 관람했다. 스니크 프리뷰를 보는것은 두가지면에서 기분이 좋다. 보통관객보다 하루먼저 영화를 본다는 우월감과 첫 프린트라 스크레치가 전혀없는 따근따근한 필름을 본다는 기분 때문이다. 그 두가지에 매력을 느끼는 거미인간 매니아들은 밤 12인데도 불구하고 극장자리들을 채우고 있었다. 영화가 끝나고 남자 관객들은 액션씬은 좋은데 로맨스 씬이 너무 길다고 했으나, 여성관객은 오히려 그 로맨스씬을 더 좋아했다.
전편보다 캐릭터의 묘사는 더 깊게, 러브 스토리는 더 달콤하게, 악당은 더 강하게 표현되었다.
수퍼히로의 사랑과 갈등,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는 메리 제인(커스틴 던스트)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고백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만약 자신이 스파이더맨이라고 고백할 경우 악당한테 노출되어 메리 제인은 목숨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사랑에 대한 신념이 약해지자 의지가 약해지고, 거미인간의 초능력마저 약해진다. 초능력은 신뢰와 믿음에서 온다. 성경에서 믿음이 있으면 이산을 저산까지 옮긴다고 했다. 예수 제자 베드로도 믿음이 있을 때 물위를 걸었지만 의심이 생기자 마다 물속으로 빠졌다. 스파이더맨도 그런 신념이 부족할 때 공중을 향해 날아가지만 건물 밑으로 떨어져 차 지붕위에 들이박아 고통스러워 할 때 안스럽고 웃기기까지 하다. 하나님이 선물한 달란트, 초능력을 받았으면 받은 만큼 공헌을 해야되는데 주인공은 그걸 포기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미인간은 갈등 후에 달란트를 써야 된다고 의식하고 신념을 되찾을때 다시 초능력이 넘쳐난다. 되찾은 초능력은 악마를 물리치고 사랑을 되찾는다.
60년대 코믹북 원작을 보면 스파이더맨이 옷과 손목에서 발사되는 거미줄 무기들을 모두 발명한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그당시 관객들은 논리가 맞지 앉아도 스토리를 모두 긍정적으로 수응하고 받아 들였으나 현대로 갈 수록 젊은 층은 탄탄한 교육을 바탕으로 과학 지식과 논리가 풍부하기 때문에 스토리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으면 반응이 안좋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영화는 스파이더 맨의 거미줄의 발사는 파커의 발명품이 아니라 거미인간 자체 초능력에서 나온다. 일부 코믹 매니아들은 오리지널과 틀리다고 또 그 점을 싫어한다. 그러나 대중을 따라갈 수 밖에.
사람은 누구나 초능력을 꿈꾼다. 수퍼맨처럼 하늘을 날기를 원하고, 스파이더맨 처럼 벽을 기어오르고, 6백만불의 사나이처럼 초능력의 눈과 소머즈 처럼 초능력의 귀와 원더우먼 처럼 총알을 막아낼 수 있는 힘을 꿈꾼다.
그렇다고 수퍼히로들이 모두 완벽할 수는 없다. 모든 영웅들은 사랑에 약하며 신체적으로도 약점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32. 트로이(Troy, 2004)

2004년 7월 17일

32. 트로이(Troy, 2004)
감독: 볼프강 피터슨

영웅을 움직이는 건 여자

‘트로이’는 신화를 바탕으로 한 호머의 일리아드(Homer’s Illiad)를 원작으로 트로이 전쟁의 발발과 결말의 긴 역사를 며칠로 압축시킨 서사극 영화다.
이 영화에서 트로이 전쟁의 원인은 여자였다. 트로이와 그리스의 평화교섭을 위해 그리스에 초대된 트로이의 두 왕자, 트로이의 둘째 왕자(올란도 볼룸)가 스파르타 왕비 헬렌(다이에나 크루거)과 눈이 맞아 트로이로 달아난다. 그에 분개한 스파르타 메넬레스 왕은 그리스와 협공하여 트로이를 공격한다. 그들의 사랑은 수만명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트로이의 멸망을 초래한다. 그만큼 헬렌은 마력을 가진 여자로 트로이의 목마라는 전설을 남긴다.
트로이의 첫번째 왕자이자 용장인 헥터 왕자(에릭 바나)를 움직였던건 바로 헥터의 부인이다. 갓난아이를 안고 항상 헥터의 안전을 간구한다. 마력적인 미모의 헬렌과는 대조적으로 자상한 모성애의 상징으로 보인다.
그리스의 용장 비운의 주인공 아킬레스(브레드 피트) 역시 포로로 잡힌 트로이의 왕가 브리시스(로즈 바이언)와 사랑에 빠진다. 그녀의 미모와 나약함에 강한 영웅 아킬레스는 쉽게 감정이 무너진다. 그녀를 구하기 위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기 까지.
헥터왕자와 아킬레스의 비극적인 숙명적 대결. 영웅끼리 죽음을 걸고 싸울 때, 그들의 생사를 바로 눈앞에서 지켜보는 그 영웅의 여인들의 심정은 어떨까. 필자는 싸움보다 그 여인들의 애절한 표정에 더 시선이 간다.
여자때문에 영웅들이 흔들리고, 영웅의 진로에 따라 역사가 바뀐다. 세상를 다스리는 건 남자고, 남자를 다스리는 건 여자라고 했다.
‘트로이’와 쌍벽을 이루는 서사물 리틀리 스캇 감독의 ‘글래디에이터(Gladiator, 2000) 역시 주인공 막시무스(러셀 크로)를 사모하는 왕비, 그 때문에 코모두스 왕은 막시무스에 대한 질투로 그를 계속 죽이려고 한다. 존 부어맨 감독의 엑스칼리버 (Excalibur, 1981)에서 킹 아더, 기네비아 왕비와 기사 란스롯의 삼각관계도 비극적인 사랑이다. 멜깁슨 감독의 브레이브 하트(Braveheart, 1995) 역시 스코틀랜드 용장 윌리암(멜 깁슨)은 적군인 영국 공주 이사벨라(소피 마르소)와 숙명적인 사랑을 한다.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일 수록 더욱 강하다. 세익스 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역시 그렇다.
필자가 본 영화중 영웅이 여자를 멋지게 사랑했던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크리스토퍼 램버트가 주연한 하이랜더(Highlander, 1986)이다. 주인공 카너는 중세 하이렌더라는 특수한 부족의 피를 받고 때어난 영웅이라 시대가 지나도 절대 늙지 않는다. 카너는 중세 아름다운 여인과 사랑과 빠진다. 그러나 그 여인의 아름다움은 잠시뿐, 카너는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나야 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여자가 늙어 죽을 때까지 그 여자를 지키다가 그 여자의 장례를 치른 후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난다.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진정한 영웅의 사랑이 아닌가. ‘트로이’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헌신하는 영웅 아킬레스 처럼.
영웅이 남자의 전유물은 아니다. 예수의 조상이 된 용기있는 여인 다말,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 패트라, 그리스의 최고의 지성 아스파시아, 로마법의 구원자 테오도라, 대서양 시대를 연 전략가 엘리자베스, 여성해방운동의 선구자 월스톤크래프트, 이스라엘의 건국 영웅 골다 메이어, 그리고 현대 마거릿 대처까지 여걸들도 많이 있다.

31. 화씨 9/11(Fahrenheit, 2004)

2004년 7월 10일

31. 화씨 9/11(Fahrenheit, 2004)

감독: 마이클 모어

부시에게 큰 부담준 다큐멘터리

‘화씨 9/11’은 종교적으로 큰 논쟁을 일으켰던 멜 깁슨감독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The Passion of the Christ, 2004)이후 또 하나의 정치적 논쟁과 스펙트럼으로 예리하게 인습을 과감하게 타파하는 프라파겐다 다큐멘터리이다.
마이클 모어 감독은 전쟁광 부시에 대한 극도의 분노를 나타내며 이 다큐멘터리는 부시의 재선거에 치명타를 줄것으로 예상된다. 뿐만아니라 지난 3년동안 역사적인 사건들을 새로운 각도에서 볼 수 있는 시선으로 양자택일의 대안의 넓은 폭을 제시한다.
이영화는 단지 부시가족과 사우디 아라비아 가족과의 유대관계에 대한것이 아니라 지나친 애국법(Patriot Act)과 이라크 침공의 헛점을 드러낸다. 납치된 여객기가 두번째 무역센터를 들이박는 동안에도 부시는 플로리다 초등학교에서 사진첩 읽는 수업에 참관하는 장면과 9/11사건직후 부시는 미국에 있는 사우디 가족과 오사바 빈 라덴 친척들을 탈출 시키는데 급급한 장면들이 들어가 있다.
그러나 일부 리퍼블릭 옹호자들은 이 영화를 비판한다. 이 영화를 통해 전세계에 아메리카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아주 가난한 동네 미시건 플린트에 군인들이 굶즈린 늑대가 먹이를 찾아나서듯 군사징집을 하는 장면, 이라크 침공 바로직전 이라크인들이 천국에 사는 것처럼 모두 행복하게 웃는 장면은 꼭 미국의 한 동네에 미국계 이라크인들을 데려다 찍은 것 같은 이미지로 너무 과장되었다고 지적한다.
마이클 모어 감독은 워싱턴 국회거리에서 이라크 전쟁에 찬성표를 던진 위원들에게 그들 자녀를 이라크에 보낼 의향이 있는 묻는다. 물론 모든 의원들이 그를 피한다. 그리고 이들은 애국법 조항조차 읽지 않고 투표를 했기 때문에 모어 감독 스스로 아이스크림차를 타고 스피커 방송으로 법조항를 읽는 장면은 폭소를 터뜨린다. 현재 의원 자녀중에 1명만이 이라크에 징집되어있다.
이 영화는 뉴스쇼가 아니라 논쟁이다. 정치적인 부조리 냉소와 위트, 그리고 비극과 감동이 모두 들어가 있다. 모어 감독은 외친다. ‘아메리카여 깨어나라, 여러분의 자녀들이 성장할 나라이다!’
마이클 모어 감독을 처음으로 알게 된 건 6년전 필자의 유태인 친구 윌리아드 모건을 알고 부터다. 모건도 역시 다큐멘타리 감독으로 그당시 ‘마이클과 나(Michael & Me, Fever Pitch, 2001)’를 만들고 있었다. 그 다큐멘터리는 정확하게 마이클 모어 감독의 첫 다큐멘터리 ‘로저와 나(Roger & Me, 1989)’를 흉내낸 것이었다. 3만명의 일자리를 읽게 한 GM CEO 로저 스미스을 집요하게 인터뷰하기 위한 과정을 만든 다큐멘터리이다. 마이클 모어 감독이 로저 스미스 회장을 취재했듯이 모건도 정확하게 그 전철을 밟으며 마이클 모어감독을 집요하게 따라 다니며 촬영했다. 모건은 카메라를 들고 마이클 모어 감독의 사무실은 물론 집까지도 따라 다니며 촬영하다가 스토커로 몰려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모어 감독의 초대 행사장에 따라갔다가 경비원에게 쫒겨나기도 한다.
‘화씨 9/11’ 역시 마이클 모어 감독이 집요하게 부시를 따라다니며 자료를 수집하고 촬영했다.

Monday, February 14, 2005

30. 터미널(The Terminal, 2004)



2004년 7월 3일

30. 터미널(The Terminal, 2004)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터미널 인생

인생은 터미널이라고나 할까. 기다림. 만남과 헤어짐.
어떤 사람은 이별의 슬픔으로, 어떤 사람은 해후의
기쁨으로 다양한 감정들이 교차되는 곳이 터미널이다.
비록 한정된 공간이지만 그 안에서 인간들의
군상(Microcosm)을 볼 수 있다. 비행기 연착으로
공항에서 몇시간 이상을 보낸사람이라면 이 영화에 큰
공감이 간다. 필자는 이 영화를 보며 주인공 빅터와 큰
공감대를 형성했다.
주인공 빅터(탐 행크스)는 뉴욕 JFK 공항에 도착했으나
동유럽 고국에 구데타가 발생해 국적을 상실하게 되어
공항에 묶기게 된다. 빅터가 뉴욕 JFK 터미널에 갇히게
되는 사연은 필자가 유학시절에 뉴욕 JFK 공항에서
폭설때문에 15시간을 공항안에서 기다린적이 있다. 그
지루했던 시간… 이 영화를 보는 순간 내 자신의 기억을
떠올렸다. 영화를 볼 때 이러한 순간이 스토리에 가장
몰립하게 만든다.
빅터는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국제선 트렌짙 터미널
안에서 생활하는 신세가 된다. 빅터가 갖혀있는 터미널
안에서 창문너머가 바로 자유의 땅 미국이다. 아주
가까이 있으면서 가질 수 없는 빅터의 심정. 필자가
비자문제로 캐나다에 갔을때 토론토에 머물면서
나이아가라 폭포에 갔다. 이 폭포는 캐나다와 미국
국경선에 있다. 뉴욕 유학시절 버팔로에 왔다가 봤던 그
폭포. 미국쪽에서 본 것보다 캐나다쪽에서 본 광경이
훨씬 웅장해 보였다. 캐나다 편에서 보트를 타고
폭포밑에 접근했다. 바로 강건너가 미국인데 갈 수
없었던 안타까움은 빅터의 심정과 똑같았다. 미국이 바로
저긴데….
빅터라는 한 인간을 장기간 터미널에 가두어 놓는 상황은
미국 이민국 공무원들의 융통성이 없슴을 시사한다.
융통성이 없는 강경한 이민정책때문에 이민자들이라면
누구나 이와 같은 서러움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빅터는 아메리칸 드림을 포기하지 않고 언젠가는 미국땅을
밟으리라는 희망속에 터미널 안에서 열심히 살아간다. 그
꿈은 비록 한정된 공간이지만 그안에서 사람들을 사랑하며
사람들과 더불어 살며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빅터가
뉴욕을 가겠다는 한치의 희망을 안 버리듯이 필자도
그당시 미국에 다시 돌아가겠다는 꿈을 한시라도 버린적이
없었다.
고국에 구데타가 진압되고 국적을 뒤찾은 빅터, 그러나
이민국 사무장은 그를 고국으로 송환하려고 한다. 모든
꿈이 무너지려는 순간, 빅터는 터미널 가족들의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그의 꿈을 성취하게 된다. 빅터가 드디어
터미널을 빠져나왔을 때 첫 미국땅을 밟으며 감격하는
순간, 뉴욕에 함박눈이 내린다. 빅터는 두팔을 벌려 크게
쉽호흡을 한다. 바로 미국땅이다. 그 장면에서 필자는
눈물이 핑 돌았다. 필자가 어렵게 미국에 도착하여
뉴욕스카이라인을 볼 때의 그 순간, 그 감격이였기
때문이다.
터미널안에서의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는 우리의 주인공
빅터는 우리들에게 비록 어려운 환경이 처하더라도 희망을
갖고 주어진 현실안에서 행복을 찾으라는 또 하나의
교훈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