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anuary 01, 2005

1. 풀 메탈 자켓(Full Metal Jacket)

중앙일보 주간중앙 칼럼 - 강영만 감독의 영화노트

2003년 12월 6일

1. 풀 메탈 자켓(Full Metal Jacket)





강영만(Young Man Kang), Star Yoo, 팀 콜체리(Tim Colceri)


감독: 스탠리 큐브릭

배우의 고집이 만들어낸 명장면

전쟁영화는 제작비도 그렇지만 테마를 정확하게 잡아내는 일이 쉽지 않다. 여기 얼마전에 타계한 명 감독 스탠리 큐브릭의 명작 전쟁영화 한편을 소개한다.
나는 영화 평론가도 아니고 현장에서 열심히 영화 촬영만 하는 현직 감독이기 때문에 영화 평론가들이 하는 리뷰와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고 싶다. 영화 수필이나 영화 수첩같은 컨셉말이다.
사실 '풀 메탈 재킷'에 더욱 애착을 갖게 된 것은 헐리웃에서 필자가 배우 팀 콜체리와 절친한 친구가 되면서 였다. 팀은 바로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로 도어 거너(Door Gunner)배역을 했다. 팀과 술자리를 같이 할 때면 그 친구는 늘 그 영화 촬영당시 상황을 예기해 주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고소 공포증으로 비행기를 절대 타지 않는 사람이란다. 그래서 베트남 세트를 영국에 모두 만들어 촬영해야 했다.
또 캐스팅 과정에서 무척 애를 먹었는데 팀의 예를 들더라도 처음에 팀이 비디오 오디션을 보고 영화 앞부분 훈련소 상사 배역을 맡았다. 그러나 영화사 제작자들의 입김에 의해 배역이 갈리고 팀은 충격에 빠졌다. 실의에 빠진 팀은 소송을 걸겠다고 감독한테 편지를 보냈다. 결국 팀은 상사역 대신에 도어거너 역을 맡아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영국으로 갔다. 거장 감독과의 첫 만남, 첫날밤 팀은 감독집에 직접 초대받았다. 첫 인상이 정말 으시시했다고 한다. 감독은 팀의 탈렌트를 믿었다.
그래서 도오 거너가 머신 건을 쏘면서 계속 떠들어 내는 대화는 모두 팀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그날 저녁 감독은 팀이 연기하는 데로 그대로 받아 타이핑을 하고 그 스크립대로 그대로 영화를 찍었다는 일화로 기록되고 있다.







글쓴이 강영만 감독은...

93년 홍익대 미술대학 졸업 후 94년 도미. 뉴욕 맨하튼 The New School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했다. 2000년 9월 '큐피드의 실수(Cupid's MIstake)'으로 감독 데뷔, 같은 영화로 최저예산 제작 기네스북 기록을 만들기도 했다. '퍼스트 테스트먼트(1st Testament: CIA Vengeance)'등을 연출.
2002년 미국내 아시안 마사지 팔러를 그린 '비누 아가씨(Soap Girl)'는 빅베어 국제 영화제 청중상을 받았다.
움직이는 그림이 좋아 영화를 시작했다는 그는 웃을때면 그의 고향 충남 서산의 흙냄새가 그대로 느껴지는 소박한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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