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anuary 20, 2005

22. 트웬티나인 팜스(Twentynine Palms, 2004)



2004년 5월 1일

22. 트웬티나인 팜스(Twentynine Palms, 2004)

감독: 브르노 뒤몽

여행, 음식, 섹스, 자연... 그리고 악마

필자가 이 영화의 여 주연배우 캐씨아(Katia 본명:카탈리나 고루베바 Katerina Golubeva)를 만난 건 2003년 10월이다. 러시아 태생 프랑스 인 그녀의 눈은 보는 이들을 빨아들이는 매력이 있다. 카탈리나는 미국 배우들과 연기학교가 보고싶어 필자와 함께 친구 팀 콜세리(풀 메탈 자킷 출연)가 운영하는 연기학교를 갔다. 영어에 서툰 그녀는 영어로 연기를 시도했으나 힘들어했다. 그 이유 때문인지 '트웬티나인 팜스'에서도 남자주인공 데이빗(데이빗 위삭)은 영어를 하지만 그녀는 불어를 한다.
그녀를 스크린에서 처음 본 것은 1994년 뉴욕 쿼드라 극장에서 카날리나가 주연한 영화 '불면증(I can't Sleep,1993)'였다. 그때 필자는 유학을 갓 온 상태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 레오 카락스 감독의 '폴라엑스(Pola X,1999)'였다. 카날리나 만큼 과감한 연기를 하는 배우를 미국에서는 찾기가 힘들다. 그녀의 정사장면 연기는 '폴라 엑스'에서 큰 논쟁을 일으켰다. '폴라엑스'가 한국에서 개봉할 때 카탈리나는 기자회견에서 한국기자들의 한결같은 질문에 불쾌했다고 했다. 영화에서 실제로 정사를 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트윈티나인 팜스'에서도 그녀의 연기는 과감하다. 그녀의 연기는 브르노 뒤몽 감독이 추구하는 야수와 인간의 동화를 표출한다. 황량한 캘리포니아 사막 트윈티나인 팜스: 죠슈아 츄리 지역을 여행하는 젊은 남녀, 데이빗과 캐씨아, 데이빗은 잡지 사진 로케이션 헌팅을 하러 왔다. 그들은 먹고, 자고, 섹스 하면서 차로 불모지대를 누빈다. 종국에는 낯선 남자들에 의해 강간을 당하고 그들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미국 로컬 사람들의 잔인함은 존 부어맨 감독의 '딜리버런스(Deliverance,1972)'를, 예고 없이 뜻하지 않는 폭력은 9/11 사건을 연상케 한다. 그 비극은 황량한 돌 바위와 사막 선인장과 잘 어우러진다. 뒤몽 감독은 결말부분에 반미주의를 약간 삽입한 흔적이 보인다. 라스 본 트리에 감독의 '도그빌(Dogville,2004)'과 같이 미국은 나쁜 사람, 땅, 음식, 차, 섹스의 나라라는 것이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 촬영했지만 프랑스 영화다. 뒤몽 감독의 스타일은 스토리에 충실하는 미국 감독들과 차별화가 된다.
필자도 로케이션 헌팅 때문에 '트윈티나인 팜스:죠슈아 츄리'에 간적이 있다. 황량한 아름다움은 데스 벨리와 쌍벽을 이룬다. 이 영화는 그 자연의 경관을 인간의 원초적 본능과 부합시켜 잔인한 아름다움을 극도로 표현하기 위해 시네마스코프로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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