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anuary 07, 2005

12. 시카고(Chicago)


2004년 2월 21일

12. 시카고(Chicago)

감독: 롭 마샬

오스카와 칸 사이

'시카고(2002년)'와 뮤지컬 영화의 역사를 보면 1927년에 무성영화로 만들어 진 '시카고'부터 시작된다. 1927년은 무성영화의 작별을 알리는 해였다. 최초의 뮤지컬 영화는 1927년에 완성된 '재즈 싱어'로 첫 번째 유성영화(the first talkie)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스테이지 뮤지컬의 대부인 밥 파세(Bob Fosse)가 태어난 해이기도 하다.
1942년에는 '시카고' 제목 대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여주인공 이름을 따서 진저 로저스 주연의 '락시 하트(Roxie Hart)'가 만들어졌다.
1950년대에는 TV의 보급으로 뮤지컬 영화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 와중에도 율부리너의 '왕과 나', '남태평양', '오클라호마', '피터 팬', '파리의 아메리칸', '사랑은 비를 타고', '밴드 웨이건', '7인의 신부' 등은 뮤지컬 영화의 명맥을 이어갔다.
1975년 안무가이자 감독인 밥 파세가 브로드웨이에서 '시카고'를 초연하여 폭발적 롱런을 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덴마크 출신 라스폰 트리에 감독의 작품 '어둠속의 댄서'와 호주감독 바즈 루허만의 '물랑루즈', 이어 2002년에 드디어 '시카고'가 완성됐다.
그런데 '시카고'를 보면서 자꾸 '어둠속의 댄서'가 뇌리에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여자의 인생과 살인, 감옥에서의 뮤지컬, 교수형 당하는 장면 등은 두 영화의 유사한 소재들이었으나 필자는 다른 각도에서 두 영화를 서로 비교를 해 보았다.
'시카고'는 2003년 오스카를 휩쓴 아주 화려한 할리우드 상업영화이고 '어둠속의 댄서'는 칸 영화제의 그랑프리 수상작으로 소위 예술영화로 간주된다. 여기서 상업과 예술의 비교가 재밌다.
'시카고'는 상업영화답게 초호화 캐스팅, 미녀들의 가무, 화려한 조명과 무대장치로 화면을 장악하는 한편 '어둠속의 댄서'는 여주인공을 갓 이민 온 맹인으로 비참하게 설정을 한데다가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영상까지 거칠어 더욱 더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자는 해피앤딩 이고 후자는 비극으로 끝난다.
또한 오스카와 칸의 비교는 미국과 프랑스의 문화차이로도 볼 수 있다. 문화적인 적대관계 말이다.
뮤지컬 하면 인도 영화들을 빼놓을 수가 없다. 즉 발리우드는 거대한 뮤지컬 영화의 산지이기 때문이다. 다음호에 발리우드의 영화들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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