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anuary 30, 2005

28. 킬빌 2(Kill Bill Vol. 2, 2004)


2004년 6월 19일

28. 킬빌 2(Kill Bill Vol. 2, 2004)

감독: 퀸틴 타렌티노


드라마와 액션


대부분 훌륭한 액션 영화는 탄탄한 드라마를 바탕으로 액션 구조가 잘 짜여있다. 그래서 타렌티노 감독은 ‘킬빌 2’에서 액션보다 드라마에 더 중점을 두어 액션씬이 훨씬 많은 ‘킬빌 1’보다 오히려 작품성은 더 높게 인정 받았다.

타렌티노 감독은 관객을 심리를 미리 파악하는 재주를 가졌다. 관객이 기대했던 ‘킬빌 1’보다 더 액션이 한층 깊을 거라는 ‘킬빌 2’를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이끌었다. 즉 드라마로 액션을 풀어나갔다. 드라마와 액션을 자유자제로 조절하는 훌륭한 감독임에 틀림없다.

액션 감독들의 난제는 드라마의 선상 위에 액션을 어떻게 풀어 나가야 되느냐에 달려있다. 아무리 액션이 뛰어나더라도 드라마가 약하면 ‘액션 B영화’라는 칭호를 받는다. 반면에 드라마가 좋고 액션이 약하면 ‘수준 낮은 액션영화’가 된다.

드라마 출신 감독의 액션영화와 액션감독 출신의 액션영화와 차이점이 있다. 그래서 어떤 제작자들은 일부러 드라마감독 출신을 액션 영화에 스카우트 하기도 한다. 물론 드라마 출신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을 때는 뛰어난 무술감독을 선출하여 액션 부분을 보강한다.

앙리(Ang Lee) 감독이 ‘와호장룡(Crouching Tiger, Hidden Dragon, 2000)’을 제작하면서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던 일들을 털어 놨다. 앙리 감독은 드라마 감독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드라마가 튼튼한 가운데서 액션이 잘 이루어진 ‘와호장룡’은 액션에만 치중된 홍콩 무협영화와는 큰 차별화를 두며 크게 성공하여 오스카에 입성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헐크(Hulk, 2003)’에서는 너무 억지적인 드라마와 CG 헐크와 조율이 잘 안돼 실패하는 결과를 낳았다.

극장 안에 앉아 있는 100분은 잠 묘한 시간들로 이루어져있다. 영화 앞부분 1시간동안 액션을 아무리 화려하게 장식을 한다 해도 나머지 30-40분 동안 드라마를 받쳐주지 못하면 화려한 액션도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절정 부분에서 더 이상 올라갈 에너지도 잃어버리고 영화는 힘없이 끝나 버리기가 쉽다. 주로 할리우드 블락바스터 영화들이 종종 이러한 오류를 범한다. 유럽 영화들은 정반대로 전반부는 시간 때우기만 하다가 후반부터 스토리에 집중하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전체가 지루할 때가 많다. 그래서 할리웃 대형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그러한 관객의 시간별 감동지수를 도표로 분석하여 영화를 제작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 비율에 항상 적중하진 않는다. 영화흥행은 이외성도 많이 따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킬빌 2’의 성공은 영화도 훌륭하지만 타랜티노 극성 매니아들의 영향이다. 그렇다고 그런 영향이 다른 나라에서도 모두 같을 수는 없다. 한국 관객은 아직도 타랜티노의 포스트 모던 폭력성보다 미국에서 흥행에 실패한 멜로 드라마인 ‘아이 샘(I Am Sam, 2001)’ 같은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 묘한 동서양 관객의 차이점도 흥미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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