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anuary 30, 2005

27. 메달리온(Medallion, The 2003)


2004년 6월 5일

메달리온(Medallion, The 2003)
감독: 고든 챈


성룡대역과 스턴트맨


메달리온’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영화가 좋다는 것보다 이 영화에 성룡 대역을 한 한인 액션 배우 브루스 칸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서다.

브루스는 현재 필자의 영화 ‘라스트 이브(The Last Eve 2004)’에 주연과 무술감독을 맞고 있다. 브루스는 필자랑 만나기 전까지 홍콩에서 무술 배우 겸 스턴트맨으로 활동하다가 2년전 할리우드로 이주하여 필자의 2번째 영화 ‘퍼스트 테스타먼트: CIA 복수(2001)’ 시사회때 만나서 여기까지 인연이 되었다.

브루스는 홍콩에 있을 때 메달리온 제작에 참여했다. 당시 무술감독을 맡은 홍금보 밑에서 일하며, 메달리온의 앞부분 성룡이 잠수복을 입고 싸우는 장면과 병원안에서 싸우는 씬을 성룡 대역은 물론 무술 씬 전체를 만들기도 했다. 즉 ‘다찌마와리’를 짠 것이다. 다찌마와리란 영화에서 무술 격투 장면의 씨퀀스 및 동선까지를 만드는 것이다. 한국말로는 ‘합’이라고 한다.

발차기가 일품인 브루스가 성룡의 대역을 하기 위하여 잠수복을 입었으나 성룡과 몸 모양이 너무나 틀렸다. 성룡의 몸은 굴곡이 없고 부드러운데 브루스는 근육질의 몸이다. 게다가 성룡은 브루스 보다 머리가 컸다. 외형이 너무 틀려 카메라 앵글을 타이트하게 잡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한 제약이 많아 편집에서 많이 짤려 나갔다고 아쉬워 했다.

보통 관객은 성룡이 직접 스턴트를 전부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 기본적인 것은 본인이 해도 발차기 같은 것은 대역을 주로 쓴다.

심지어 이연걸도 ‘황비홍(1991)’을 찍을 때도 이연걸의 발차기는 대역을 썼다. 홍콩영화 대역의 주역들은 주로 한국 스턴트맨들이다. 한국사람들의 발차기는 타인의 추종을 불허한다.

옛날 홍콩 무술 영화 때부터 한국인들이 그런 대역들을 했다. 그러나 홍콩에서는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주연배우 자리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연 내지는 스턴트맨이 고작이었다. 그 대표적 인물들이 황인식, 황정리, 왕호, 거룡, 권용문 씨 등이다. 그 조연들의 발차기가 홍콩 주연 배우 보다 좋아 보일 때는 주인공의 이미지 때문에 장면이 짤려 나가는 서러움을 당하기도 했다. 권용문씨는 필자의 영화 ‘소웁 걸(Soap Girl 2002)’ 시사회때 참석하기도 했다.

‘메달리온’에 배우와 스턴트 맨으로 출연하는 백인 루빈 랭던 역시 ‘라스트 이브’에서 맹인 검객으로 열연한다.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