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주먹(Raging Bull, 1980)
감독: 마틴 스콜세지
연기에 대하여
드니로 어프로치란 로버트 드니로의 연기스타일로 맡은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자신의 외부적 조건을 변화시키며 역할 속에 몰입하는 것이다. 연극계의 위대한 연기 이론인 메소드 연기법(Method) 과 비슷한 의미다.
로버트 드니로는 "완벽하게 내 역할에 빠져든다"는 철칙을 고수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정통 연기파 배우이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택시 드라이버>와 <분노의 주먹>에 출연한 당시 그는 몸무게를 늘였다 줄였다 하면서 배역에 열중했다.
드니로는 늙은 라모타 역할을 하기위해 60파운드 몸무게를 늘렸으며, 같은 씬에서 조페시는 다이어트를 했다. 물론 드니로의 기록은 1987년 불후의 명작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풀 메탈 자킷(Full Metal Jacket)’에서 자살하는 뚱보 사병 로렌스 역할을 했던 빈센트 드오노프리오에게 깨졌다. 그당시 빈센트는 그 역할을 위해 70파운드를 늘였다.
그외에도 미국 창녀 에일린 우오노스(Aileen Wuornos)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몬스터(Monster, 2003)’에서 샬리즈 쓰론(Charlize Theron)은 30파운드, 크리스티나 리치(Christina Ricci)는 10파운드를 늘였다.
메소드 연기법은 배우가 자신이 맡은 역에 동화되어 감정을 느끼고 연기를 하는 것을 말한다. 러시아의 유명한 연극연출가 스타니 슬랍스키가 만들었고, 말론 브랜도같은 연극배우 출신의 명 영화배우들이 대부분 메소드 연기법을 익혔다.
엘리야 카잔 감독의 영화 ‘워터 프론트(On The Waterfront, 1954)’에서 말론 브란도가 보여준 연기는 메소드 연기의 진가를 보여준다. 깡패조직에 혈혈단신으로 대항에 노동자의 권익을 찾는 테리역의 말론 브란도는 육체의 고통뿐 아니라 불안과 희망 등 내면의 정서를 보여주는 연기를 통해 탁월한 메소드 연기를 해낸다.
엘리야 카잔은 1947년 동료들과 함께 액터스 스튜디오를 설립해 말론 브란도, 제임스 딘 등을 배출하면서 50년대 미국의 영화, 연극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카잔 감독의 ‘워터 프론트’에서 실용화시킨 메소드 연기는 프랑스의 장 뤽 고다르와 프랑소와 트뤼포 감독에게도 영향을 주어 이들도 배우에게 영화촬영 도중 즉흥연기를 요청하는 등 메소드 연기는 누벨바그의 한 특징을 이룬다. 이렇게 엘리아 카잔 감독이 도입한 메소드 연기는 말론 브란도와 제임스 딘을 위시하여 폴 뉴먼,캐서린 헵번, 로버트 레드포드, 페이 더너웨이,더스틴 호프만, 로버트 드 니로, 알파치노 등으로 이어진다.
메소드 연기 방법론의 중심은 배우와 등장 인물간의 동화로 축약할 수 있을 것다. 배우는 자신이 그 상황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 것인가에 대하여 생각하며, 자신의 유사한 경험이나 과거에 대한 회상을 통하여 인물이 될 것을 요구받는다. 연기는 단순히 무대 위나 카메라 앞에서만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인이 그 배역과 동화되어 자연스럽게 표출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연기론의 단점은 과잉동화의 경우 무대나 카메라 앞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배우의 연기나 행동이 돌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메소드 방법이 연출가들에게 거릴동리 될 수도 있다. 배우은
연출가가 독특한 비젼을 가지고 연출할때, 배우는 연출가와 타협하지 못하고 자기 스스로를 메소드 방법으로 예술가라고 내세우는 배우들과 의견이 불일치로 거림돌이 될 수도 있다. 게다가 일부 연출가는 독제자처럼 자기 스타일에 맞추기를 원할때 더욱더 문제점이 커질 수 있다.
미국 연기계의 3대거장 리 스트라스버그, 샌포드 마이즈너, 스텔라 애들러다.
그들은 배우들간의 교감과 상호작용 중심을 둔 자신만의 연기법을 개발하고 선택들은 행위를 창출해 낸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미리 정해 놓은 대사표현 방식에 갇히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행위가 대사표현 방식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대사는 선택으로부터 나온다. 샌포드 마이즈너(Sanford Meisner)는 그것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였다. "어떤 신의 정서는 강과 같으며 대사는 그 강에 떠 있는 배들과 같다."
메소드 연기 방법은 대체적으로 많은 배우들에게 권장되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이와 반대되는 이론의 인물로 브레히트(Bertolt Brecht)가 많이 거론된다. 그는 서사극을 발전시키며 동화보다는 이화나 거리두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브레히트의 서사극 이론은 변증법의 연극을 지향한다. 그가 죽음으로써 완성을 보지 못한 '서사극'은 서사적 연극, 혹은 변증법적 연극을 말한다. 기존의 연극이라는 환상을 채워보려는 현실의 좌절이나 불만을 브레히트는 서사성을 가미함으로써 연극에 놓여 있는 상황에 관객이 빠져들지 않도록 감정이입을 중단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서사극은 감정이입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의식을 깨우는 연극을 말하며 그런 의미에서 비(非)아리스토텔레스 연극이론이라고도 불리워 진다. 극단적으로 동화되지 않는 표현법이 서사극적이다.
브레히트는 서사극에서 어떤 인물의 행동을 보여주기는 하나 그 행동이나 상황을 낯설게 해서 두드러지게 하는 효과를 추구한다. 어떤 사건이나 행동의 어느 한순간, 혹은 하나의 상황을 두드러지게 돋보이게 만드는 낯설게 하기의 수법은 우리가 일상적인 것으로 넘겨버리기 쉬운 사실에 대하여 한번 더 문제를 제기해 보는 방법이다. 낯설고 두드러져서 우리의 주위와 관심을 환기시키는 이 수법은 일상적인 사실을 역사적 대사건처럼 거리를 두고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새롭게 보이게한다. 동시에 그와 반대로 위대한 인물을 가능한 평범한 사람의 차원으로 끌어내려서 우리의 이웃처럼 가까이에서 바라보게 하는 작용도 한다. 그렇게 하여 우리의 고정관념에 있던 사건이나 인물이나 상황이 더 눈에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그것들은 새로운 관점의 척도에 따라 평가되어진다.
브레히트는 시대에 대응할수 있는 객관적 인식의 각성과 비판의 예술을 추구하였다. 그리고 그의 문학적 이념은 하나의 사조가 되면서 아직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브레히트는 일찍이 반체제성향이 강해서 그런 사상이 그의 작품 속에서도 드러나게 됩니다. 때문에 그의 연극을 보면 극예술 자체에 목적이 있다기 보다는 사회를 개혁하고자하는 정치적 의도를 볼 수 있다. 물론, 당시에 그런 작품들이 많이 있었지만, 브레히트의 작품은 극이 갖는 정치적 의도가 완전히 극예술의 형식으로 용해되어 표현되기 때문에 관객은 극예술을 즐기면서 정치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브레히트의 말을 빌면 ”즐기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즐기는” 연극이 그의 서사극인 것이다.
그때 관객은 “아! 지금 내가 영화를 보고 있구나!” 라고 놀라면서 영화에 몰입에서 깨어난다. 이것이 브레히트적 소외효과(소격효과)다. 즉 소외효과란 잘 연기하던 배우가 갑자기 카메라를 쳐다보고 관객에게 말을 거는 것과 같은 걸 말한다.